2020/10/13 12:58

<서평> 만화로 읽는 사마천의 ‘사기’ 4권 이세계의 고문서 (장문)

(책 표지)


*올해에 벌써 이희재 화백의 사마천 사기 만화판이 4권까지 출간됐고 이에 대해 우선 출판사와 작가님 모두에게 축하의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다. 그리고 어서 빨리 완간되어 중국고전을 만화를 통해 입문하려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됐으면 한다.

이번 4권의 주제는 전국시대 후반부인데 진시황이 등장하기 전까지 사람들에게 알려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중엔 게임이나 드라마를 통해 이름 정도는 아는 사람도 있고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 3권의 범려나 이번 4권의 범저처럼 이름이 헷갈리는 사람들도 보인다.

화씨벽이라는 중국 고대의 보물이 오프닝 스토리로 시작되고 점점 더 고차원적으로 발달하는 관료제를 반영하듯 제나라의 맹상군 전문, 초나라의 애국자였던 굴원, 조나라의 노장군 염파와 젊은 명재상 인상여 그리고 백기에 의해 멸망직전으로 몰렸던 조나라를 구사일생으로부터 구한 평원군 조승의 이야기가 그렇다.

이번 작품은 유독 해당 인물 그 자체보단 그 인물의 덕망으로 덕을 본 사람들이 활약하여 그로 인해 인물과 그가 속한 조국이 이익을 얻는 패턴이 많았다.

맹상군은 어떻게든 자신의 재산을 즐기는데 쓰지 않고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이라도 주선하기 위해 열심히 자리를 만들었고 결국 피해를 보는 거 같아도 그 사람을 믿고 지지해준 결과 어마어마한 이득이나 목숨을 구하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결국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은 사람과 사람간의 신뢰와 상호작용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잘 해주었는데 나의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어떻게 매몰차게 나를 버릴 수 있냐’에 대해 ‘원래 사람이란 존재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강자에게 붙었다가 형세가 불리해지면 사라지는 게 원칙이니 결국 당신이 다시 강해지면 그들은 돌아올 것이다’라는 말을 통해 현재의 두려움과 불안 그리고 괴로운 상황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지 말고 이 상황을 타개하고 생산적으로 나아가는 방책을 꺼내놓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명쾌하게 알 수 있었다.

특히 범저와 인상여의 이야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누구는 굴욕과 죽음의 공포를 이겨가며 다른 세계에서 새로운 인생을 맞이하고 재치를 통해 자신을 몰아간 자들에게 우아하고 멋스럽게 복수하는 것을 볼 수 있었고 위기 상황에서도 임기응변으로 상대에게 역으로 반격하여 사회와 국가의 안정을 지킨 모습도 인상 깊었고 상대적으로 2권과 3권에 비해 개개인의 인간사적으로 배울 부분이 많은 파트였다.

맹상군의 입장에서도 결과적으로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이었던 풍환.

진나라 소왕의 농간에 대해 임기응변으로 국가의 자존심과 실익을 모두 살린 인상여.

자신을 죽을 위기로 몰아넣은 옛 주인 수가를 농락하는, 위나라의 힘없는 하인이었으나 훗날 진나라의 명재상으로 새로 태어나 이름도 장록으로 바꾼 범저. 개인적으로 이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다.

한편, 그 유명한 장평대전은 언급만 되고 그 싸움의 주도자인 백기 장군에 대해선 이번 4권에선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았다. 그저 범저와 갈등이 생기다 스스로 자살을 했다는 것을 알았을 뿐이었다. 설마 이렇게 허무하게 언급만 되고 사라지진 않을 거 같아서 5권에서 다시 백기가 주목을 받을 지도 모르겠다.

이제 전국시대도 후반부를 다루기에 남은 것은 진시황의 중원 통일, 그 통일 진나라에 반기를 든 진승과 오광 그리고 항우와 유방이 치른 초한전 정도가 남았는데 이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 기대된다. 다시 한 번 반복해서 말하는 것이지만 이희재 화백의 만화판 사기라는 작품은 감정적인 추가 해석과 과도한 특정인물 사랑이 없는 사건 그 자체만 담백하게 보여주는 맛이 있다. 그래서 참으로 놀라운 만화라 할 수 있다.


(안타깝게 자결한 초나라의 굴원을 간단한 낙서로 표현해보았다.jpg)


덧글

  • Megane 2020/10/16 13:56 # 답글

    두 눈을 뜨고도 결국은 초나라를 지켜낼 수 없었던 굴원의 표정이 정말 저랬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 K I T V S 2020/10/16 22:03 #

    물론 작 중에선 근엄한 표정으로 눈을 감고 자결합니다...ㅠㅠ 저는 조금 더 우스꽝스럽게 표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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