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24 23:22

<서평> 조선회화실록 이세계의 고문서 (장문)


(인증 샷과 낙서를 나란히 모음)


 

*개인적으론 처음엔 굉장히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읽어나갔는데 다 읽었을 땐 아쉬운 생각이 더 컸다. 그냥 조선 역사가 비극으로 끝나서 기분 나쁜 트라우마가 떠오른 걸 수도 있으나 그것 때문은 아니다, 일단 나는 이 책을 한국의 화풍 역사에 대한 작품으로 오해했다. 조선 전기에는 어떤 유명한 화가가 있었고 후기엔 어떤 화가가 어떤 작품을 그리고 이 작품의 화풍은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현재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실록이라는 단어를 주시해야했다. 해당 국왕의 시기에 나타난 유명한 그림을 펼치고 그 그림과 해당 시기의 국왕에 대한 이야기를 실록을 중점으로 펼쳐가는 이야기였다.

 

역시 내가 원하는 자료는 다른 책을 알아봐야 할 것 같다. 그래도 실록위주의 기록이라 잘 알려지지 않은 궁정인재 중 학자는 누가 있었고 화가는 누가 있었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예를 들어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의 감독관은 김사형과 이무이고 이것을 직접 제작한 지도학자는 이회라는 정보라던가. 그리고 비록 이름만 지나가는 식이지만 해당 국왕의 시대에 살아갔던 학자와 정치인들의 이름이 짤막하게 언급되는 정도도 시대를 구분하는 점에선 매우 좋은 자료로 볼 수 있다.


물론 조선 지배층들이 바라본 세상과 현대인들 특히 한국이 앞으로 잘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전란의 시대에도 해당 전쟁에 대한 그림보다는 유교적 이상향을 표현한 그림을 실제로 보니 힘 빠지는 기분도 들고 대체 이 그림으로 뭘 말하고 싶은지, 아니면 우리는 이 그림을 통해 어떤 것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 회의감도 느꼈다. 이것은 조선을 연구하는 조선을 긍정하는 사람과 부정하는 사람 모두 느껴지는 기분일 수도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알려진 조선의 그림이라고 하면 신윤복이나 김홍도가 그린 민속화가 유명한데 이 책은 실록에 관련된 그림을 주제로 잡았기에 오히려 조선 후기의 화가들은 언급되지 않는 편이다. 물론 정조 시대에 김홍도가 그린 소림명월도가 해당 국왕의 시대의 주제로 잡히긴 했다. 개인적으론 중종 시대에 그려진 미원계회도나 선조 시대에 그려진 독서당계회도가 흥미로웠다.

 

 

(신숙주, 윤증, 송시열, 윤두서를 그려본 일러스트)

 


 

그러나 역시 현재 우리나라의 전통 문화가 재미가 없어서건 중국과 차이가 별로 없어서건 한국의 국력이 여전히 약해서건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도 않고 이것으로 새로운 문화 개변이 여전히 미약해서인지 선입견으로 인한 눈치는 여전하기에... 조선 왕실과 관련된 그림들을 보면 즐거운 그림 감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 전기 그림과 후기 그림의 차이는 무엇인지 중국과 일본의 화풍과 다른 것은 무엇인지 해당 작품의 재료나 제작자의 이야기는 생략되어 있어서 그저 조선왕조의 이야기를 지원해주는 존재에 불과하다는 생각도 든다.

 

또 그림을 설명하는 부분과 해당 그림의 컬러판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 번 책을 이리저리 움직여야하는 점도 불편했다. 책의 제작비용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생각했으나 이러한 점이 불편했다. 그나마 옛 조선 사람들의 복식과 건물(전기와 중기 그림에도 건물이 있긴 있으나 그 모양이 너무 작고 단순해보이기도 하다)을 볼 수 있는 상황이 후기에 몰려있다. 그러나 해당 그림 자체보다는 조선 후기 국왕과 정치인들의 다툼이 주를 이뤄서 어떻게 보면 지루할 수 있다.

 

이 책의 사관은 일반적인 실록을 설명해주는 책을 반복해주는 편이라 본다. 물론 광해군을 여전히 띄워주는 장면이라던가(역덕후들 덕에 명나라가 망하는 그 순간까지 매우 강력했다는 점과 후금도 운이 나빴다면 조선에 패배했던지, 청 황실 자체가 명나라와의 전쟁 도중 멸절했을 수 있다는 자료도 등장) 선비들의 논쟁을 고리타분하게 지켜보는 입장이던지 일반적인 대중의 시각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실록을 설명하는 책을 같이 읽어야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내 입장에선 일단 원하는 부분(각국의 차이, 전기와 후기로 이어지면서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에 대한 설명을 원했음)이 없어서 아쉬웠으나 실록을 재정비하는 책으로서는 괜찮았다. 조선역사를 복습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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