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22 00:40

<서평> 한국 전통문화와 상상력 이세계의 고문서 (장문)

(책 표지)


한국어에 관련된 책을 자주 쓰신 백문식씨가 쓴 이 책은 내겐 참 아쉬운 책이었다. 한국 문화를 응용하고 싶은 나에겐 한국의 특이한 순우리말, 숨겨진 전설, 기이한 괴물과 음식은 하나하나가 귀중한 자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 전통문화와 상상력’이라는 제목을 보고 이 책에는 내가 아직 알지 못하는 자료들이 요약되어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대부분 어릴 때 알고 있었던 상식을 나열한 책 정도였다. 내가 너무 기대감이 큰 것일까? 게다가 각 장에서 언급하는 키워드들은 대부분 정말 한국 고유의 것이라고 보기엔 어려운 것들도 많다. 엄마의 손맛? 보자기? 버드나무 씹기? 이걸 한국인들만 갖고 있나? 북유럽 국가 사람들도 보자기에 물건을 쌀 수도 있고 중동의 엄마들은 한국 엄마들보다 모성애가 약한가? 그건 아니지 않나. 무명옷을 오직 한국인만 입는 것은 아니겠고...

다만 한국의 국력이 강해져서 더욱 영향력 있는 국가가 된다면 한국에서 사용하는 ‘단어’가 다른 나라가 사용하는 같은 의미의 단어를 대체한다면 그것이 새로운 한류가 될 수 는 있겠다. 예를 들어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언어 중에 ‘쓰나미’와 ‘지진해일’ 중에 쓰나미를 더 자주 쓰지 않는가? 와사비와 고추냉이의 차이도 마찬가지. 정작 할리우드 스타들도 입에 감겨버린 ‘포대기(아기를 품는 물건)’라는 키워드는 이 책에서 찾을 수 없었다. 한국식 단어로 불리는 진정한 한류적인 언어인데도...

다만 아예 유익한 것이 없는 것은 아닌데 예를 들면 두메산골 오두막집에서 사용했다는, 등불과 난로 구실을 겸한 방과 방 사이의 벽에 구멍을 뚫고 그 안에 조명을 놓은 장치인 ‘고콜(곡홀)’이라던가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속담에서 온 ‘물다짐 공법’ 그리고 집터를 높게 잡아서 터를 다지고 기단을 쌓는 ‘그렝이 공법’같은 것은 여기서 확실히 알 수 있어 좋았다. 따뜻함만큼은 엄지를 올릴 수 있는(그러나 유해가스가 많이 나온다는 경고가 나온다) 온돌은 더욱 더. 선 브레이크(sunbreaker) 기술이 한옥 처마에서 모티브를 따온 기술이라는 것은 흥미로웠다. (그런데 이거 부풀려진거 아닌가?! 혹시나 찾아봐야겠다)

그래도 그런 극소수를 빼면 알 던 거를 정리해주는 것에 가까웠다. 차라리 특이한 순우리말과 특이한 괴물과 음식의 이름을 나열한 사전을 보는 게 낫다는 생각이 컸다. 여러모로 너무 아쉬운 책이다. 이걸로 무슨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할꼬...

덧글

댓글 입력 영역


네이버 이웃커넥트

이글루스 검색기


저작물 위젯 달기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Eyzen저작물
본 CCL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