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


(책 표지)
*책 제목만 보면 마치 ‘미국이 없으면 세상은 더 즐거울 거 같다!’라고 말할 것 같다. 그러나 내용은 정 반대다. 저자인 디네시 더수자는 전 백악관 정책 분석관 출신이며 현재 미국이 위기에 처하고 어쩌면 정말로 세계의 패권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하고 있다고 보고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정치적 올바름(PC)을 위시한 진보주의 때문이라고 과감하게 설명한다.
무엇보다 한국어로 번역된 책 중 내가 이 책만큼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을 읽는 것은 처음이다. 오바마와 그 주변의 정치인과 학자, 시민단체들은 철저하게 미국을 세계 이곳 저곳에서 무기력하게 패배하도록 설계했다는 것이다. 이를 비유로 치자면 미국을 ‘50년 동안 성공가도로 달려온 농구팀’으로 보고 새로 부임한 감독을 ‘진보주의자’라고 쓰여 있었다. 그런데 새 감독은 농구팀을 패배시키기 위해 전략을 짜고 그대로 실행하고 결국 농구팀은 처참한 성적으로 몰락한다. 이는 담독이 보기에 농구팀을 증오해서가 아니라 ‘농구팀이 계속 승리하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농구팀이 경기를 주도하는 것도 경기에 참가하는 거 자체도 잘못된 거라 생각하며 자신의 말에 토를 다는 모든 사람들은 고발하고 쫒아낼 거라고 으름장을 내놓는 것이다.
참으로 미묘한 비유였다. 그러면서 ‘그럼 우린 왜 이 감독을 초청해야 했을까?’라는 의문으로 시작되는데 아무튼 이 후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의 ‘적당히 인권과 권리를 추구하는 사람들 ’이 대부분 그렇다고 생각하는 일종의 신화가 나오는데 진보주의적인 미국의 관점이다. “미국은 처음부터 악하게 태어난 나라다. 원주민 땅을 빼앗고 멕시코 제국의 땅을 빼앗고 탐욕스럽게 욕심을 부리다 9.11테러로 인해 열 받아서 전쟁을 많이 일으키다 몰락하고 2008년 금융 위기로 피눈물 흘리며 몰락할 것이다”라는 일종의 거대한 신화 말이다. 저자인 더수자는 이러한 믿음이 오바마를 당선시켰고 그의 ‘국가 자살 정책’이 미국을 더욱 약화시키고 중국을 위시한 반미국가들의 준동을 더욱 막기 어렵게 만들었다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도 ‘우파 정치인과 학자들의 소신 있는 행동도 없었기에 우린 그들(진보주의)을 막을 수 없었다.’고 우파라고 봐주지 않고 반성하는 마음을 가진다. “그럼 대체 어떻게 말할 것인가? 정말 미국이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성장한 악의 제국이라고 인정할 것인가? 혹은 저들이 말하는 내용 중 부유한 자와 착취당하는 자의 관계를 즉각적으로 알기 쉽고 조리 있게 반박하는 사상으로 무장된 태도를 가지지도 않고 아메리칸 드림만 떠들면서 바보 취급당할 것인가”라고 일갈한다.
아무튼 이 책에서 더수자는 일종의 전세계적으로 퍼진 거대한 신화를 비판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자유주의와 보수주의 그리고 우파들의 정신적 성장을 갈구한다.
<영국 식민주의자들이 인디언으로부터 미국을 ‘강탈’했고, 미국 개척자와 군인들이 멕시코 남서부를 ‘탈취’했다는 이야기는 어째서 ‘악의에 찬 신화’인가?>라던가 <미국이 전통적으로 내세우는 가치가 어떻게 자유와 번영을 지속시켰는가? 그리고 진보주의자들이 내세우는 ‘자유’와 ‘정의’에 관한 주장이 어떻게 자유와 번영의 가치를 깎아내렸는가?> 그리고 <미국인은 무엇 때문에 ‘개혁’이라는 진보주의자들의 계획에 두려움을 느껴야 하는가?>가 주된 내용인데 은근 정치와 역사를 좋아한다면 들어보았던 사람들을 언급했다.
주로 미셸 푸코나 하워드 진 교수였는데 전자인 푸코는 푸코의 진자로 유명한 그 사람이다. 허나 이 사람도 과거 문화대혁명을 찬양한 사르트르나 6.25 전쟁 당시 철저하게 북한 편만 들었던 피카소마냥 진보주의 특유의 반서구적인 믿음을 가진 성향을 가진 명사 중 하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물론 미국에 거주하면서 미국에도 역동성이 있는 사회라고 깨달았다고 더수자는 말한다. 그리고 이런 명사들은 꼭 개인 사생활이 문란하다고 일갈했다. 뭐 이 점에서 나는 개인적으로 노 코멘트.
하워드 진(만화로 보는 미국사로 유명한 그 사람)의 관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지나친 진보우월의 역사관으로 반대쪽 역사관에서 보일 수 있는 빛이나 진보의 어둠은 애써 외면한다고 말이다. 냉전 이후 반미국가들도 그렇게 위험한 나라로 성장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 대다수의 진보 학자들도 비판하는데 여기서 놀랍게도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의 저자인 마틴 자크도 언급되어 있었다. 더수자는 당연히 자크도 비판하는데 ‘이 사람은 중국이 패권국가가 되면 미국처럼 아량으로 세상을 다스릴 것이라고 막연한 기대를 한다’로 말이다. 아무튼 미국 사회 자체가 정치적 올바름으로 인해 모든 행동에 죄의식을 가지고 바깥 주변국들에겐 굽신대면서 베풀어야하며 자국 내의 진보주의가 아닌 모든 부류 사람들도 죄의식을 가지고 행동해야한다는 생각으로 살게 만들어 사회는 활력을 잃고 점점 더 빚은 늘어나서 정말로 중국에게 세계평화를 빼앗길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하며 앞으로 남은 과제는 우리가 국가의 자살을 막느냐에 달렸다고 끝마친다. 더수자 입장에선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것이 정말 다행인 것 같다. 이 점에선 나도 아주 조금은 동의한다.
참고로 이 사람은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한 적이 있었는데 ‘힐러리의 미국’이라는 다큐멘터리다. 불행이도 이 영화는 못 만든 영화에 비꼬는 의미로 상을 주는 골든 라즈베리 상 중 최악의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았다고 한다. 다만 더수자는 ‘트럼프가 되었으니 화가 난 전세계의 힐러리의 추종자들이 나를 증오해줘서 고맙다’라고 쿨 하게 넘겼다. 일단 밖에서 이 사람을 언급하는 것은 힘들겠다. 아직 트럼프를 증오하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으니까!!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