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19 03:31

<서평> 단군의 나라, 카자흐스탄 이세계의 고문서 (장문)

유튜버 청화수님의 고대사 잡담 모음


(책 표지)


제목만 보면 깜짝 놀랄 것이다. 서쪽 멀리 떨어진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이 무슨 단군 어쩌구?! 이른바 ‘환독’이 매우 심할 것 같아 나도 신경 쓰이는 제목이었지만 끝까지 읽어본 나에겐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 위해서 일부러 지은 것이라 생각했다.

김정민 박사의 주특기는 국제관계다. 정확히는 미래의 실크로드가 열릴 것을 대비하여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어떻게 해야 대륙을 횡단하는 무역루트를 개척할 것이냐, 중국과 러시아의 견제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느냐를 비롯한 미래전략을 재밌고 이해하기 쉽게 다방면으로 가르쳐주시는 분인데 어릴 때엔 사우디에서 약 10년 정도를, 카자흐에서 13년, 몽골에서 5년간을 생활하셨고 일본이나 영국에서 짧은 기간 동안 유학한 기간까지 합치면 군생활(장교로 근무했다고)과 최근의 활동을 제외하면 외국에서 더 오래 살았던 사람이다. 아무튼 덕분에 카자흐어와 러시아어, 일본어와 영어는 굉장히 유창하게 구사하는 능력자다.

직접 이 분을 몇 번이고 만나서 질문답변도 나눠봤고 여러 동영상을 봤지만, 이 사람은 범투란주의를 강하게 주장하지만 환빠라고 부르기엔 애매하다고 느꼈다. (난 초록불님의 ‘만들어진 한국사’도 감명 깊게 읽은 적이 있다) 보통 환빠라고 알려진 사람들은 “이것도 내꺼! 저것도 내꺼! 외국인들에게 실은 니들도 우리 민족!”이라면서 몇 가지 얄팍한 정보만으로 확대해석하는 성향이 강해서 까이는데 김박사는 민족주의를 굉장히 싫어하고 경계한다. (내 앞에서도 “카자흐 사람들 중 한국 사람을 닮은 사람들도 우리민족으로 생각하지 마시고 공통된 문화를 공유하는 미래의 친구로 생각하세”라고 말했고 우리가 과거엔 잘났는데 지금은 하찮게 산다는 꼴을 보여주는 게 현 유사역사학의 현실이라고 까기도 했다. 물론 주류 사학이 너무 폐쇄적이라는 말도 하시더라) 목적은 중국에 맞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회유할 수 있도록 한국 내의 문화적 공통점을 찾아서 비즈니스에 써먹으라는 용도로 쓴 것이다.

뭐, 범투란주의도 만들어진 가짜 사상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많지만(오스만 제국과 헝가리, 핀란드에서 러시아에게 시달리는 자국 시민들에게 자긍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민족우월주의에 불과하다는 것) 이것을 다르게 해석해서 언어 법칙의 공통점이나 풍습이나 문양에서 발견하는 연결고리를 재밌게 풀이한 것은 나름 재밌었다. 아, 참고로 현재 중국은 범투란주의를 수용한다! 다만 범투란주의에서 비롯된 여러 민족들이 현재 중국에서 생활하고 있고 지금 중국은 이러한 민족들을 보듬어주는 으뜸 국가이며, 범투란주의를 뿜어내는 중앙아시아를 경제로서 보살펴주겠노라!라는 생각으로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적어도 역사공정 면에서 중국은 범투란주의를 이용하고 그 반중성향을 매우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흡수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한국 입장에선 겁나 무서운게 맞다.

(김박사는 내가 과거에 이만열 교수님 덕에 관람할 수 있었던 6.25 평화공연에서 나온 무속인 분들이 개최한 강연에도 출연한 적이 있었다. 아쉽게도 그분들[무속인 다수]은 한단고기를 숭상하는 거 같은데(나도 그분들이 만든 책을 받은 적이 있었고 무속신앙의 주요한 법칙을 알 수 있어 기뻤다. 하지만 치우천왕이라던가... 이런 게 보여서 아쉬웠다) 이는 무속인들 입장에서 어쩔 수 없는 거 같았다. 그 부분은 신경 안 쓴다. 창작계에서도 지독한 역덕후를 제외하곤 환독을 자기도 모르게 받는 분들이 장난 아니게 많다.)

무엇보다 텡그리 신앙을 비롯한 샤머니즘을 열심히 연구한 사람이시기에(공교롭게도 김박사는 철저한 무신론자다. 가톨릭을 좀 깎아내리는 성향도 있어서 나는 겉으론 동조해도 속으론 아쉬운 부분도 많다)원시인 시절 인류가 믿었던 종교가 샤머니즘에서 시작됐고 그 풍습의 기호와 상징이 고등종교들로 발전하면서 특정부분이 계승되었다는 부분은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이 책 덕에 카자흐스탄에서 사용되는 단어나 문장의 발음을 알 수 있었고 중앙아시아에서 헤라클레스를 ‘타르그타이’로 부른다는 점과 유목국가의 신분계급과 그것을 구분하는 색이 왜 그런지 도서관에서 있는 유목민족들을 다룬 두꺼운 사전과 같은 책들을 읽기 전에 맛보기용으로 사용되는 책은 쓸 수 있네라고 말이다. 물론 환독으로 의심되는 부분은 스스로 뺐다. 난 이 경우는 ‘절대 민족으로 보지말고 왕조의 이름. 국호의 이름으로 보자’라는 생각으로 봤다.

청화수님을 여기서 언급한 이유가 있었다. 흉노 부분 때문이었다. 청화수님의 개인적인 영상에서 ‘민족 구성원이 다르더라도 다른 장소로 일부가 가서 비슷한 문화를 만들 수 있지 않겠어?’라는 생각으로 민족주의를 빼면서 보니까 범투란주의가 섞인 이 책을 어느 정도 필터링 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또 ‘나무위키 꺼라’라곤 하지만 흉노와 훈족 항목에서 ‘이것이 국호, 국가의 이름을 계승한다라는 의식으로 보면 민족이 다르더라도 흉노=훈이 틀린 것은 아니다’라는 역덕후 분들의 견해가 있으니 거리차이와 민족의 차이로 인해 어떤 공동체에서 갈라진 집단들이 발음이 달라지면서 각자의 역사를 쓴 것이라고도 생각 든다.

그리고 이 책과 김박사의 여러 영상 강의를 들어본 후로는 난 카자흐스탄이라는 나라를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러시아보다 경제적, 삶의 질로는 더 윤택하게 생활할 수 있는 구 소련 구성국 중에서 가장 부유해진 나라였다는 것을. 그저 나자르바예프가 석유만 믿고 대충 나라를 경영했다고만 생각했는데 얼마 전에 죽은 우즈베키스탄의 카리모프에 비해선 매우 유능한 대통령이라는 것을 알았다. 사실 난 시리아 내전을 통해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에 대해서 마냥 나쁘게 평가는 못할 것 같다. 대항마라는 존재들이 그저 파괴와 혼란만 가중시키는 이슬람주의자들뿐이었고 이는 카자흐스탄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붕괴 후 혼란기라는 말이 있듯이 공산국가들이 망하고 난 후 어느 정도 진통을 겪고 나선 성장해야 했지만 대부분 힘들었다는 점에서 카자흐를 높게 평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박사는 강대국들 사이에 끼어서 오히려 이를 기회로 여겨 멋지게 성장한 21세기의 신흥경제강국들 중에서 특히 고평가하는 나라를 폴란드와 카자흐스탄으로 꼽는다) 그러므로 난 적어도 나자르바예프의 카사흐스탄과 아사드 부자가 다스리는 시리아에 대해선 뭐라고 할 수 없을 거 같고 말이다.

결론을 내려서 내 개인적으로는 ‘중앙아시아와 몽골의 문화 일부분이 한국과 닮은 부분이 있군. 그리고 왕조 혹은 국가의 이름으로 역사를 보자는 사관으로 보고 민족주의를 버려서 보면 범투란주의(난 아타튀르크가 모든 환빠의 아버지라는 사상에 어느 정도 수긍하는 편이다)를 조금만 가려서 보면 이렇게도 문화사를 다르게 볼 수도 있겠네.’라고 생각한다. 절반 정도만 참고해야 겠다. 이것을 창작 활동에서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까가 문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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