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18 02:34

<서평> 춘추전국이야기 11권 "초한쟁패편" 이세계의 고문서 (장문)

(책 표지)


위, 촉, 오 세 나라의 건국과 멸망을 다룬 소설 삼국지와 함께 중국 역사소설의 대명사인 초한지. 어쩌면 항우와 유방이라는 두 인물이 천하를 두고 싸우면서 흔히 고결한 영웅 유방, 힘세고 싸움을 잘 하나 잔혹한 행동으로 모두를 잃은 항우로 갈려 전자가 승리하는 단순명쾌한 스토리로 인해 어쩌면 삼국지보다 쉬우면서도 읽기 어려운 역사소설일지도 모른다.. 정확히는 공원국 저의 이 책은 역사소설이 아니라 그 역사적 상황을 풀어쓴 해설서에 가까운 책이지만. 원래 이번 서평에 선정된 책은 춘추전국이야기라는 시리즈의 마지막 11권에 해당되며 주나라의 멸망으로 시작된 춘추시대부터 이야기가 이어졌기에 방대한 중국사의 흐름을 알기 위해선 1권부터 봐야한다. 허나 진나라의 멸망과 초한대전이라는 역사적 사건만 보더라도 충분히 그 느낌을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진시황과 그의 못된 아들 호해 그리고 항우와 유방은 알고 있더라도 나머지 이름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기껏해야 장량과 한신 정도. 이번 책을 통해 항우의 숙부인 항량이라는 존재를 더 자세히 알 수 있었고 유방과 항우가 일어서기 전에 중국 최초의 농민반란이라 할 수 있는 진승과 오광이라는 인물도 알게 됐다. 오히려 현대 중국에선 진승을 더 높게 평가하지 않는가? 또 진나라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 이사라는 인물의 안타까운 최후도 볼 수 있었고 횃불처럼 일어난 진승이 어째서 6개월 만에 허망하게 멸망했는지 알 수 있었는데 약간의 변호도 있어서 신선했다. (진승과 오광을 따른 군사엘리트들은 농민출신인 둘의 군사적 능력을 하찮게 여겨 결속이 나중엔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점. 물론 그럼에도 진승이 너무 빨리 왕이 되어 눌러앉은 점을 최악의 맹점으로 뽑았다)

이 책에선 호해를 ‘2세’로 불렀기에 마치 유럽의 루이16세, 알렉산드르 3세, 페드루 2세 등의 느낌이 났다. 다만 몇몇 인물들이 표기가 혼동되어 있어서 힘든 적도 있었다. 진나라의 명장 장한이 여기선 장함으로 표기되어 있고 진승을 따랐던 논객 중에 장의가 있었는데 나중엔 장이로만 표기되어서 불편한 마음이 없지 않았다. 그리고 삼국지의 지도는 잘 아는 사람들이 많은 반면 초한대전 때의 중국지도는 외우기가 힘들어 지명과 도시, 지형을 잘 알 수가 없었다. 그저 유럽과 아프리카, 중동의 지형을 상상하듯 대략적으로 상상할 수밖에 없어서 지도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한신이 보통 불쌍하게 죽었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여기선 명백히 한신을 악당으로 보는 관점이 흥미로웠다. 꽤 나쁜 짓을 했다는 기록을 볼 수 있었는데(사실 과거엔 영웅이라는 존재가 성자가 아니기에 잔인한 행동을 많이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관점은 다르지만 유튜브에 삼국지 관련 영상을 올리시는 ‘청화수’라는 분이 계신데 이 분은 무능한 황제와 환관들만 욕하면서 정작 그들과 적대하는 청류파/탁류파 정치인들을 좋게 생각하는 생각에서 벗어나야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전근대엔 어쩌면 그놈이 그놈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하는 것) 반면 유방이 세운 한나라는 변증법적 제국이라면서 진과 확실히 차이를 둔 나라로 좋게 본다. 힘없이 쓰러진 남녀 민초 영웅들의 이야기도 쓰여 있어서 나름 그것을 읽는데 색다른 의미도 가질 수 있었다. 일반적인 소설 초한지보다는 마치 교수님이 옛날의 사건을 자세히 이런저런 사정을 설명하면서 얘기하는 책이라 볼 수 있겠다. 다만 나머지 1권~10권까지는 도서관을 통해 따로 알아봐야 하는 것이 아주 조금 아쉽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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