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16 15:02

<서평> 닐 게이먼의 북유럽 신화 이세계의 고문서 (장문)


(책표지)



북유럽 신화는 조금이라도 세계 역사와 문화에 관심이 있던 사람이라면 모를 사람이 없을 겁니다. 저 역시 이 책을 읽기 전에 북유럽 신화는 그리스, 이집트, 켈트와는 색다른 분위기가 있으며 거인과 난쟁이가 자주 나오는 이야기가 많고 라그나로크라는 사건을 통해 세상이 멸망하는 카테고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토르는 번개의 신이며 오딘보다 더 주인공 같고 로키 역시 마냥 악신이라곤 할 수 없는 행동도 했었다는 것도 이미 숙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샌드맨'이라는 명작 코믹스를 만든 스토리 작가이신 '닐 게이먼' 선생의 작품이라 그 어떤 북유럽 신화를 설명한 책보다 쉽고 재밌게 읽었습니다! 이 재미라는 것은 책을 읽을 때마다 머릿 속에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처럼 떠올리며 천천히 읽는 재미인데 단순히 사건의 나열이 아닌 기승전결을 통한 하나의 코믹스러운 에피소드의 완성같았습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북유럽 신화의 시작과 끝을 이어읽으니 파편적으로 알고 있었던 이야기를 한번에 다시 정리하는 기분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물론 신화라는 것이 그렇듯이 신들의 행동이 굉장히 졸렬하거나 이건 아니다 싶을 정도로 치사한 모습이 느껴졌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북유럽 신화의 모습.
토르는 어린 시절 슈퍼마리오 시리즈의 키노피오(버섯돌이)의 영어식 이름이 토드랑 헷갈려
 이미지를 버섯모자 쓴 키작은 신으로 표현했습니다.
반면 로키는 마블 영화 시리즈의 영향이 커서 수염없는 젊은 장발 청년으로 그렸습니다. 오딘은 애꾸눈 간달프...)



비록 변장한 거인이었지만 아스가르드 성을 높이 쌓는 대가로 프레이야와의 결혼을 부탁한 사내는 로키의 속임수로 인해 하루 반나절을 남기고 성쌓기 내기에서 패해 울분을 토하다 토르에게 죽임을 당하고 오거의 왕 스림이 토르의 뿅망치 묠니르를 몰래 훔쳐갔다지만 그에 대한 처벌로 결혼식장의 모든 하객들을 다 죽였다던가 어린이용 서적판들과 달리 그냥 세상을 창조하고 싶어서 이미르를 찔러죽인 오딘이라던가...

그리스 신화의 신들 못지 않게 졸렬하고 기분나쁜 인상을 보여줬습니다. 로키도 어떨 땐 꾀 많은 주인공처럼 행세하다가 이건 아니다 싶은 나쁜 사건을 억지로 일으켜서 무서운 나비효과로 이어지는 행동을 대체 왜 저지르나? 하는 생각도 들었죠.

그리고 마지막 에피소드인 라그나로크의 처절함과 절망감은 과연 북유럽 신화의 최종장답다는 기분까지... 이 모든 것은 신화라는 것 자체가 자연 현상과 인간 세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감이 투영된 것이 신들의 이야기였고 북유럽은 그 중에서도 자연환경이 혹독하여 처절하게 죽거나 잔인하게 뭔가를 빼앗기는 냉혹한 시각이 투영된 것이 아닐까 생각들어요.

닐 게이먼판 북유럽 신화도 아쉬움이 하나 있는데 예를 들어 분량에 비해 에피소드 분량이 적다거나 크바시르가 어떻게 해서 소생했는지에 대한 작가만의 맛깔나는 뒷이야기가 전혀 없다는 점. 헬에게 붙잡힌 죽은 발드르가 어떻게 해서 돌아왔는지에 대한 짤막한 설명도 없는 게 아쉬웠습니다. 원전이 그러하면 어쩔 수 없다지만 이런 것이 조금이라도 창작으로 남았으면 어땠을까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있습니다.

아무튼 이 책 덕에 북유럽 신화에 대해 정리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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