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짤방용, 혼돈의 전환>
제가 느껴온 국가관 아니 세상의 흐름 같은 걸 정리해볼까 합니다. 오글거릴 수 있습니다. 대일, 대미관계 아니 그 외 모든 것을 포함해말입니다. 뜬금없이 이 말을 왜 꺼내느냐? 하면 이렇게 길게 질질 끌지 않으면 오해가 생길 수 있어서입니다.
어릴 때부터 주변 환경으로부터 온갖 사랑(?)을 받으면서 아주 난초처럼 자라나서 이른바 ‘국뽕’이 충만한 세계관을 거두고 자랐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사의 경우 ‘옛 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토끼와도 같아서 침략 받은 역사가 많았단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의 재물과 생산물이 탐나서였지!’라는 말을 들었죠. “500년 전 일본이라는 옆 섬나라는 우리나라를 침공해서 몹쓸 짓을 벌였고 100년 전엔 다시 또 쳐들어와서 정말 아예 나라를 집어삼켰단다. 하지만 어떤 거대한 전쟁에서 일본은 패해서 원자폭탄이라는 무서운 무기를 맞고 쫓겨났단다. 우리나란 해방됐어. 그러나 어느 순간, 반으로 갈려서 전쟁이 나고 말았지. 그 후로 우리나란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가 됐지만 기적이 일어나서 이만큼 올 수 있었다. 힘을 내자”라는 게 기본 골지였습니다. 뭐, 제가 아니더라도 어린 시절 땐 다 그렇구나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질풍노도의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느낀 바로는 동화책을 많이 읽은 감수성의 말로였습니다. 흔히 어린 시절 ‘권성징악’을 말하잖아요? 유치할 수 있죠. 놀부는 벌을 받고 흥부는 복을 받는다. 신데렐라는 어쨌든 못된 언니의 구박을 받다가 왕자님과 결혼했습니다! 등등 바깥세상의 모습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2차 대전이라는 죄를 지었던 일본은 그 이전부터, 그 이후로도 우리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잘 먹고 잘 살았으며 인기도 많은 나라였다는 점. 우리도 기적이 일어났지만 그래도 모든 면에서 깜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는 것을 이미 초등학생 시절 때 알았죠. 그래도 그 땐, 해괴한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초가집에 사는 흥부가 있는 이 땅 한반도가 최고다! 기괴한 성채의 유럽, 마법과 공포의 나라 이집트, 거대하고 복잡하고 지저분한 중국, 얼음벌판 러시아, 사막만 가득한 중동, 밀림의 아프리카, 주술이 가득한 인도, 그리고 귀신과 희한한 모습을 가진 일본’이런 이미지를 어느 순간 주입받았습니다. ‘신토불이~ 신토불이!’ 우리 것이 최고여! 그러나 디즈니의 것인 줄 알았던 닌텐도가 일본 것. 중학생 시절 땐 어릴 때 봤던 만화의 8할이 일본 것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받고 이 때 최초의 ‘일뽕’과 ‘국까’가 나타났을지도 모른다고 저는 개인적인 체험으로 느꼈습니다.
저도 한 때는 국까를 넘어선 ‘국증’이기도 했습니다. 왜 모든 면에서 항상 밀리냐 그리고 세월이 흘러도 좋은 일이 하나도 없느냐에 대한 것. 사탕발림, 언론 입맛 대로였다지만 당시 본 이미지로는 ‘우리가 뼈 빠지게 일해서 번 돈을 일본은 포켓몬스터와 같은 자국의 문화상품으로 순식간에 돈을 벌어 이익을 챙깁니다!’와 같은 뉴스들. 다만 저는 ‘언젠간 우리에게 볕은 들어올 것이야’라는 생각으로 문화산업 쪽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분명 ‘평범한 애니메이션 잡지’라는데도 왜 일본 것 밖에 없냐? 라는 생각부터 오랜 세월 축적되면서 한국은 날고기는 만화책들이 왜 영상화되지 못했냐하는 안타까움. 이런 것은 어릴 때부터 주입받은 개념이랑 상충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말을 새겨들었죠. “우리가 일본에게 억울하다고 절규해봤자 그들이 우리보다 잘 살면 아무 의미가 없다. 이젠 전쟁을 용납하지 않는 세상이니 우리가 우아하게 그들보다 멋지게 살고 그들 도움 없이도 우리가 더 잘나가면 그거야 말로 우아한 복수가 되는 것이다. 원래 말 많은 자는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자들이다”라는 것을 듣곤. 어떻게든 지금은 한참 부족하지만 언젠가는 우리도 강해질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어요. 이게 ‘극일’이라고 하나요?
하지만 그보다는 주변은 흔히 말하는 대체 왜 식민지를 당해서 이런 고생이나 하고 있을까하는 ‘한탄글’이 많았습니다. 정보의 홍수가 시작됐지만 엄청나게 부정적인 글도 장난 아니게 많았습니다. 이른바 일본에 대한 환상이 조금 거두어진 것은 2006년 부터였습니다. 완벽하지 않고 극소수의 비주류 문화를 너무 지나치게 숭상하고 있었다는 것을. 국까, 일뽕은 대부분 이런 문화적 실망감에서 찾아오는 게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도 ‘저기는 노벨상이 20명이나 받았는데 우린 왜 1개밖에 없냐 (수꼴들 입장에선) 그 1개도 사기 쳐서 얻은 거냐!’라는 생각까지 합쳐서 더 심한 변종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일본 얘기가 나오면 북한 생각으로도 이어집니다. 이건 어릴 때부터 느낀 바로는 ‘김일성이 전쟁을 일으켜서 다 죽어가던 일본을 살렸다!’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안 해도 될 것을 일으켜서 우리만 울고 저들은 웃은 상황 자체가 싫었습니다. 단순히 6.25 전쟁 비디오를 보며 반공교육 때 받은 것 말고도 일본을 이롭게 한 상황이 원망스러워서 고등학교 시절 어느 카페에서 저보다 나이가 많은 한 형이랑 이 문제에 대해 대화를 해봤죠. 그런데 내용은 충격적이었습니다. “김일성이 원흉이 아니다. 미국이 원흉인 것이다. 모든 것은 USA의 탓으로 돌려야만 한다.”라는 것. 눈앞에서 북한에 대한 비판을 막아서는 사람을 만난 것은 이것이 태어나서 처음이었습니다. 저는 싸움을 싫어해서 들어주는 척 하고 이 주제에 대한 말을 이어갈 수 없었습니다. 아무튼 계속 이어가면 저만 손해일 것 같아서였죠.
때는 2000년부터 2005년까지의 시기. 당시 저는 일단 김대중 대통령을 진심으로 존경했었습니다. 비록 냉전이 끝난 후로도 한반도는 변화가 없었지만 새 천년이 시작되니 드디어 저는 ‘김정일이 항복하고 새마을운동을 시작하겠구나! 공장도 다시 세우면서...’라는 기대감을 가졌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북한은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뭐 더 자세히 설명 들어가자면...
저도 2011년까진 진보에 가까웠던 타입이었습니다. 주변 환경은 보수였지만 저는 일부러 충돌하며 떠드는 것을 좋아하기도 했죠. 예를 들어 2008년 시위는 당연한 것이고 이명박은 정말 일본에서 온 '오멘의 데미안'같은 악당이었으며(...) 진보의 이름으로 일어난 모든 부수적 피해와 난동은 당연히 값을 치르는 거라는 생각했습니다.
다만 북한에 대한 시각은.. 2006년이 되어서도 아무 일이 없었고 오히려 경의선 취소사건, 대학생들 북한 농촌에서 퇴짜 맞는 사건(정확히는 농기구들 몰수) 등이 계속 일어나면서 위화감과 불안감 그리고 해외에서 보는 슈퍼 마리오 월드 패러디 영상(온갖 제재와 비난에도 끄떡없으며 한국의 지원을 받아봤자 김정일 캐릭터는 모든 것을 사치로 낭비하며 변화를 보이지 않는 모습)을 보며 자괴감과 무력감을 느끼면서 '왜 어째서..'생각하다가 이마저도 주변에선 '그래도 일단은 그런 마음 갖지 말고 밀어붙여'하는 마음으로 억지로 정책을 지지하는 시늉을 낼 뿐이었습니다. 저는 경의선 취소사건 때 정이 떨어진 상황이었어요.
그러나 핵실험을 해도 '걱정 마 전쟁 못해. 체제 유지 일 뿐이야.“라고 안심시키는 정도였습니다. 두 갈래로 찢어졌는데 ‘그 핵 나중에 우리 것이 된다구!’가 항상 나오는 레퍼토리였죠. 그리고 중립적인 의견도 ‘핵 소형화로 재배치 전에 북한이 망해서 좌절 될 거야! 아무튼 그냥 냅둬'와 같은 인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가릴 것 없이요, 물론 제 주변이 어두웠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일단 저는 싸움이 일어나면 뒤가 찝찝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예전처럼 항상, 그 말에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해!'라고 말하거나 모른 척하거나 일부러 최대한 그 이야기가 나오면 뒤로 빠지는 식이 전부였습니다. 물론 노동자 얘기 나오면 항상 공감하는 식이었지만요.
2012년까지만 해도 종북이 슬슬 잡히는 분위기였지만 일단 대북정책 자체는 '답답하고 뭔가 불합리하고 억울한 면이 있어도 우리가 져 주는게 원칙이다'라는 게 더 큰 힘을 갖고 있었다고 개인적으로 느꼈고 그러나 이게 당시엔 더욱 공포스러웠던 일베충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일베 덕에 새로운 사상을 깨우쳤다!라고 오해하시면 안 되고 그냥 그 시기가 맞아떨어진 것)그 생각도 깨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주변 분들의 의견은 그저 단순히 “독재! 정일돼지! 주체사상? 대충 우리식 사회주의지?”라고 여기거나 '아? 북한은 왕국이죠 후훗. 우와! 왕국이래! 우습다!'이런 비웃음의 대상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전혀 다른 관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새롭게 정립되는 것이었습니다. '이 놈들은 진짜 미래를 다 작살낸 놈들이다. 왜 태어난 지 모르는 염병할 놈들. 정말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폐기물만도 못한 것들...'이라는 생각 뿐. 말 그대로 보기만 해도 암 걸리는 존재로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유명한 것은 이거죠. “나에게서 그 어떤 변화를 바라지 마라!” 이미 제 어린 시절부터 ‘통일 당장 되면 안 돼!’라며 극렬 반대하며 화를 내고 통일 얘기를 입막음 하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그 이유야 북한이 거지이고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들이기 때문이고 그러한 바보를 만든 것은 객관적인 진실과 외국의 저명한 학자들이 말한 바로는 당연히 김씨 왕조 주체사상 그 자체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지만 이것도 한참동안 미국 때문이다. 우리가 어리석은 탓 이라며 제대로 토론도 하지 못했었습니다.
유치하게 보이실 수도 있겠지만 저는 초반에 말 한 대로 과거는 말 그대로 엉망이었을지 몰라도 이젠 우아하게 이겨야 할 차례. 그러나 우아하게 이기기 위해서라도 덩치는 커져야 한다. 그걸 위해서 어쨌든 땅도 커지고 인구도 커지고 다시 활발한 기계활동(이제 고도화되면 사회는 동맥경화 걸린 듯 천천히 움직이는 세상이 되니)을 벌여야 한다. 라는 법칙을 어렴풋이 알게 됐고 이를 위해선 분단비용 > 통일비용을 깨닫고 어떻게든 몸집을 불렸으면 하는데 하도 북한이 거지니까 그럴 엄두조차 할 수 없게 만든 김씨 왕조 자체를 ‘내가 신이라면 당장 지우개로 존재 자체를 지우고 싶은’ 심경에 이르게 된 거였죠.
그리고 결국 약육강식이 다가 아니고 21세기 지구촌 사회에선 명분도 중요하고 다른 나라와의 협력이 중요하다 한들 결국 힘이 센 게 장땡이고 이는 20세기 초부터 시작된 근대국가 그타트업이 중요하다 느꼈습니다. 여전히 저는 한국만의 무엇이 있으며 국사 자체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편이지만 한 편으론 조선의 마지막 모습 자체가 원망스러웠습니다. 대체 얼마나 망가졌으면 병사 1만 명도 양성 못할 정도로 멍청한 상태였을까? 그거 뿐 아니라 왜 그렇게 밖에 흐를 수 없었을까? 20세기 때 아차 잘못 한 바람에 지금도 처지가 나쁜 나라들이 수두룩 한데 이건 절반가량은 한국도 포함됐다고 느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젠 사회가 어려운 것을 뜻하는 헬조선이라는 단어도 실은 헬조센. 역겹고 사악한 조선왕조와 한국사 그 자체를 비하하는 사악한 의도로 만든 저급한 단어였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처음엔 판타지 소설이나 다른 세상을 탐험하는 기분으로 즐기던 세계사였으나.. 이젠 그 세계사의 또 다른 진실... 2차 대전 연합국들의 식민지에서도 끔찍한 일들이 일어났고 모든 나라들이 추축국을 미워하는 것은 아니다 등... 도무지 단순하게 볼 수 없게 된 상황 – 가령 영국도 많은 학살을 벌였지만 식민지에 대한 사죄나 죄책감이 전혀 없다 – 라는 소문. 이것을 보고는 그냥 이런 생각 뿐. “어쨌든 간에 20세기 때 강력한 주권국가로 남아있어야지 현 상태가 좋은 거였다는 것. 그리고 그 기준에서 한국은 기적 없었으면 3류 아니 4류 국가였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든 국가가 발전할 때 X같은 일이 일어나도 필요악으로 여길 수밖에 없는 찝찝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예를 들어 민주화도 중요했지만 우선 산업화를 해야 했다는 것. 그 영국과 프랑스 같은 선진국들도 처음엔 그런 가혹한 환경을 거쳐야만 했으니 이것 자체가 없었으면 도무지 지금과 같은 상황을 맞이할 수 없다는 절망감.
그런고로 저는 이승만이나 박정희의 과오들도 있지만 공도 확실히 발굴해서 어떤 이유로 그것은 확실한 공인지 알아야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원래 우리나란 한번 쏠리면 계속 그 쏠림이 이어지는 모습을 봐서 (공이 있는 자면 공만 우선시하거나 과가 많다 느끼면 공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 모습) 그리고 현실적으로 처해있던 상황 속에서 이런 저런 용어가지고 싸움나는 거가 가면 갈수록 어느 쪽이건 공감할 수 없게 됐습니다. 오죽하면 이런 드립. 역사로는 5천년 역사지만 근현대국가로는 겨우 역사가 60년. 일본은 150년. 미국은 300년. 그런고로 근현대 민주주의 국가로는 가장 오래된 나라는 미국이다라는 생각까지(영국이 더 오래될 수도 있지만)...
단지 제 주변에선 예체능 계열 학과를 나온 본인과 친구들, 지인들 덕에 창작을 주로 하는 집단에선 대체적으로 반정부 혹은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속성이 많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분위기에서 말조심하며 보편적인 시각을 갖게 되죠.
그렇지만.. 저는 통일은 대박이다를 한때 믿었었고, 자유통일 토크콘서트 등과 통일 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하도 외쳐대는 통일 공포를 어떻게든 극복하고 설득시켜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저는 김정은 정권이 하도 난리에 사람을 죽여댔기에 '솔직히 상식적으로 저렇게 사람을 죽여대면 3년 안에 망하겠다! ㅋㅋㅋ'하며 통일까진 아니더라도 “드디어 암 걸리는 존재들이 지구상에서 사라질 수도 있겠다”라는 일말의 기대감도 갖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커뮤니티에서 제가 느끼는 개인적인 괴로움에 대한 말을 하면, 십중팔구 북한은 ‘필요악’이란 존재로 결정됐고 이 문제 자체에 대한 입을 막아버리게 됐습니다)
뭐 그거 말고도 아무리 '진보가 싫어하는 사람들이라도 이러이러한 업적이나 위용은 남기지 않았냐? 이건 좋게 보자'라고 하면 '야, 한번만 더 하면 진짜... 알아듣겠지?'라고 퇴짜를 맞기 일쑤였습니다. 사실 이글루스 오랜 눈팅생활 때 (07 ~ 08년 만해도 지금과 분위기가 정 반대였으니) 지금 보면 깨보수가 아니라 일반 보수적인 말을 했을때도 주변에선 '꺄! 바퀴벌레다!'할 정도로 놀라는 이미지였으며 우르르 몰려가서 폭격을 퍼부었을 때 저는 뭐 눈팅 만 하고 있었지만 그냥 분위기에 묻혀갔었습니다. 그건 그들이 정의라고 생각했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론 '튀면 죽으니까, 그냥 묻혀있어야지. 어차피 여기서 뭐 말하면 큰 일 날 테니 그러려나 보구나 하자'정도였습니다.
2010년때만 해도 '아 놔 왜 정부 빨리 복지 안 해! 안 그러면 나 같은 청년 세대들 다 죽을 거야! 일부러 우리 다 죽이려고 그러는 거겠지! 크크 지금 보이는 악마 같은 보수들 다 없앴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생각했고 아니 어떻게든 그렇게 심어야지 잘 보이는 거다 라는 생각을 가졌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주변에서 있었습니다. 그러던데 2012년 기준으로 너무나도 확 바뀐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덩달아 영향을 받기도 했죠.
이 후 슬슬 무기력한 헬조선 시대라 불리는 현재로 오면서 다시 혼돈이 오기 시작하고 그럼에도 변화 없는 건 여전히 내가 암 걸릴 것 같은 무기력감과 절망감이 내비치게 했던 상황을 인지 못하고 그것을 다시 실행하려 하는 마음이 강한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는 것(그것이 무엇인지는 복잡해서 말을 못하겠습니다)과 오랜 세월 동안 누적돈 일본이나 중국에 대한 열등감과 공포감(우린 아직 일본을 따라잡지 못했는데 짱깨라고 무시하던 저 중국 놈들이 한국의 팔다리를 하나 둘 씩 잘라먹으며 결국엔 우리의 모든 것을 집어삼킬 것이다.. 라는 공중-恐中) 뭐라도 있어야 소속감, 개성, 존재감이 있을 것 같기에 계속 끊임없이 스스로라도 뭔가 만들 수 있는 게 없을까 하는 고민을 계속하면서... 실은 굳이 이게 아니더라도 종교적인 문제도 있었습니다.
사실 작년 중반까지만 해도 뭔가 우스운 상황이 진보들도 꽤 많이 분열되어 있었고 그렇게 인기 많던 JTBC 방송국도 그 무시무시한 웹툰과 새로 생겨난 무서운 메갈리아 등의 문제로 곤욕을 치루고 욕을 먹고 있었기에 좌우가 팽팽히 맞서고 있었으며 이젠 새로 대통령 되신 문재인씨에 대해서도 ‘과거 참여정부 시절 정일이한테 아무 말 못했었지?’라는 의혹들로 곤욕을 치룰 때... 마치 6천 5백만 년 전, 떨어진 운석으로 티라노를 비롯한 공룡들이 불타 없어진 것과 같은 충격이 덮치죠. 단 세 글자. ‘최.순.실.’
이것은 마법의 말, 최강의 방패가 됐습니다. 말 그대로 제가 한 때 존경하거나 통쾌하다고 생각했던 보수논객이 모조리 분열되고 우왕좌왕하며 박살나기 시작하고 겁에 질리기 시작했습니다. 친하던 이웃하고도 말싸움이 오갔고 어떻게든 정신을 차리려고 했지만 이미 사회는 수저계급론으로 패배주의가 쌓여가고 있었으니... 뭘 해도 기득권 그 자체였던 여당의 이미지로는 수습조차 되지 않았죠.
반면 그렇게 욕하던 김정은은 정말 끄떡없어 보였습니다. 슬슬 탈북자들이 많이 찾는 커뮤니티들이나 이런 데서도 분탕까진 아니더라도 체념하는 말이 떠돌아다녔습니다. 뭐 무시하면 그만이지만 도피할 수 없었습니다. 뚱뚱하고 못 되게 생긴 아줌마 사진 한 장은 보수로 똘똘 뭉친 집 분위기와 바깥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들었습니다. 물론 박근혜 대통령도 원망스러웠죠 왜 적극적으로 못 나섰을까! 찔리니까 못 했던 거겠지! 반면 역시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구원받는 분위기였습니다. 저는 권위주의를 타파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보여줘서 이거 하나만큼은 잘했다고 돌아가셨을 때 애도하고 존경했었지만. 한편으론 세월이 지나면서 왜 떳떳하면 당당하게 맞서 싸우지 않고 돌아가셨을까하는 원망감도 들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한때 NLL토론회 때 새롭게 느끼며 호감이 가기 시작했던(이미 그때부터 제 지인들은 멀리하라 하였지만 저는 그냥 나쁜 놈이니까 다가가면 안된다는 정보만 알고 있었습니다) P모 논객은 최순실 사건으로 완전히 집에서도 버림받은 이미지의 논객이었는데 그래도 재밌는 말은 해서 버리지는 못했던 상황이었습니다.
혹시나 문재인의 집권을 막기 위해서라면 홍준표는 토론회 때 목숨 걸고 똑똑하게 밀어붙여야했는데 왜 어째서, 제대로 질문도 못 던지고 술집에서 술 먹는 아재마냥 툭 던지다 처 발리고 아무 말도 꺼낼 수 없게 됐냐. 라고 지적한 점은 일리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서라도 ‘가족들이 뇌물 먹은 것은 어디가 있으며 그 뇌물 받을 당시에 문씨 당신은 뭘 하고 있었소?’라고 말해야했는데 나온 것은 ‘노무현 그 자체가 뇌물 먹고 자살! ’이라는 유치한 드립이나 치다 망한 것) 덕분에 2009년 당시처럼 ‘죄없는 노무현 대통령을 정말로 이명박이 몰아붙여 살해한 것이다. 그는 정말 죄가 없구나’라는 생각이 전국에 다 퍼져버렸죠. 왜 이런 말을 꺼내냐하면 그럼에도 결국 홍준표가 대세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라는 주변 분들의 말이 많아서 이러한 관점도 묻히는 것이었습니다. (이거 지금 옛 여당 까는 겁니다)
뭐 시간이 흘러서 결국엔 상황은 이렇게 됐습니다. 이것은 H모 소장님의 말을 붙여넣기 한 것 뿐. 사실 저는 작년에 트럼프가 대통령 될 때부터 더욱 방송을 듣게 됐습니다. 모두가 트럼프를 욕할 때 트럼프는 당당하게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
게다가 지금까지 보수 논객들이 통쾌하게 진보 논객들을 토론회에서 발라버리거나 아무리 봐도 부자 박멸만 외치다 박살나는 바보들만 봐서 당연하다고 여긴 자유시장경제 자체가 지구를 위험에 빠뜨리는 정말로 위험한 사상이다!라는 충격적인 말까지 꺼내고 유럽이건 미국이건 기존에 알고 있던 가치가 망하는 것은 그 사민주의로 알려졌던 것이 결국엔 기득권들을 위한 돈 잔치였을 뿐이라는 말까지 들으면서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원래 당연히 통합될 줄 알았던 유럽은 브렉시트와 2014년 나타난 다에쉬 IS에 의해 붕괴될 것 같은 위험에 처해있고 미국도 트럼프가 등장했으며 이에 반해 중국과 러시아는 경제적 어려움이 심각해졌을지언정 혼란이 극히 드무니 겉으로만 보기엔 제1세계가 제2,3세계에게 밀리기 시작한 거 아니냐는 공포감도 들 수 있겠습니다. 하필 이 시기에 김정은은 끄떡없으며 오히려 진짜로 우려했던 핵소형화 완전배치까지 가고 있음에도 아무런 타격조차 없음에 새로운 형태의 공포감까지 들고 있죠. 영화 미스트 마지막 장면의 주인공처럼 “X바, 어디 한번 죽어보자! 덤벼! 덤비라고!”라고 말을 하고 싶지만 그 말을 하면 더 바보가 되는 상황까지. (어차피 영화도 배드 엔딩이었다지만)
하필 이 무서운 시기에 그렇게 욕먹으시던 문재인은 대통령이 됐습니다. 실은 매우 잘생긴 미남이십니다. 그리고 보수중의 보수라고 자처하는 아버지조차 지금 그분을 칭찬하고 계십니다. 뭐, 종편만 보니 미화된 것만 보는 것이라고 인터넷 방송에선 계속 비난하겠지만 거기까지. 제 주변에서 걱정했던 일이 다른쪽으로 터지는 것 같다고 여기지만. 계속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말만 나옵니다. 당연한 거겠죠.
실은 저는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을 진심으로 믿었습니다. 허나 이젠 사악한 아줌마에게 세뇌당해서 말 한거다!라는 말이 전국으로 다 퍼져버렸고(뭐 교수의 책에서 읽은 거니 그게 아니라고 정정보도가 나왔지만 이미 끝난 지 오래) 이 문제에 대해 입 뻥끗도 할 수 없게 됐습니다. 근래에 더 많은 활동을 하면서 ‘국가와의 체급차이는 어쩔 수 없기에 지금 불만은 알아서 명상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어릴 때 생각했던 “일본에게 우아하게 복수한다”는 “일본과 동등하게 괜찮은 나라가 되어보자”로 변했고 이것은 다시 “일본에 이게 있다면 우리에겐 이게 있다.. 하하”로 이어졌지만 이마저도 이제 그냥 신경 안 쓰는 처지까지 됐습니다. 통일문제도 역시 “아씨, 통일 쪽빡 거짓말이라니깐!”에서 “조선민국이라는 가상의 미래국가가 한국바라기로 남아있으면 좋겠다..”에서 이마저도 “어중이떠중이...”로 전락하고 있는 식은 마음.
전 역사의 종말이라는 책을 읽지 못했지만 그래도 확실히 통합은 계속 이어진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지만 근래에 제가 당연하다고 여긴 가치가 흔들리는 것 같았고 마냥 좋았을 거라고 생각했던 4차 산업혁명도 믿었던 논객들이 무너진 후엔 미치광이 음모론자들이 떠들어대는 것처럼 공포의 시각으로 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냥 내가 뭐 잘하면 알아서 해결되겠다는 혼란스러움밖에 느껴졌습니다. 그 동안 저 역시 다른 사람들과 충돌하며 상처 입힌 것이 많았고 제 뜻만 지나치게 밀어붙인 부분도 있다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비판받을 때 저는 화를 내며 난동부리며 부정하려 애썼습니다. 다들 저에게 매사에 너무 부정적이시다. 하십니다. 제가 말을 못하는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이젠 한 발 물러서야겠습니다.
새 대통령님이 훌륭히 국정을 운영하시리라고 믿습니다... 혹시나 비극이 터질지도 모르는 불안감도 있지만, 그것이 아니었으면 하네요. 그리고 저도 이제 진짜 심각한 상황에 대한 의견이 아니곤 이런 문제에서 멀리 떨어지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이 글은 1주일 후 비공개 처리합니다.
덧글
6.25 후 거의 잿더미가 된 나라에서 이만큼 경제 성장을 이루었고 더불어 민주주의도 어느 정도 정착시켰으니 그 저력을 믿어 봐야죠.
그러니 그 저력이 바닥나기 전에 대한민국이 안정되었으면 좋겠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54&oid=016&aid=0001228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