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13 23:23

몽환적이고도 무서웠던 꿈 17-02-11 흘러가는 시냇물 (잡담)

러시아 같은 나라였다. 어쩌면 러시아 그 자체였을 수 있다.

아니면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칼리닌그라드? 캅카스? 배경은 겨울이어서 추웠다.

 

난 이상하고 우스꽝스러운 복장으로(부풀어 오른 광대인지, 펭귄인지 모르겠다) 방 안을 특이한 휴대폰으로 녹화하고 있었다. 내가 있던 집은 창문틀이 없는 폐허였지만 바닥은 가지런히 정리돼 있었다. 영상은 계속 녹화되고 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무리의 남성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내가 존재한 건지도 모른 채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면서 방 안을 돌아다녔다.

 

그 중에서 한 남성이 여자아이를 데리고 왔는데 그 아이는 뭔가 생기가 없어보였다. 그 남자는 다른 사람들에게 마치 인형을 다루듯 여자아이를 이리저리 들었다가 내리는 등 장난감처럼 다루며 여자아이는 약간 겁에 질린 표정을 지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를 본 다른 사람들 모두 크게 웃으며 상황을 즐기는 분위기였다.

 

나는 그 상황을 그대로 녹화했다. 딱 봐도 무서운 일이 흐르는 기분. 그 순간, 내 귓가에서 버튼(어떤 버튼인지는 알 수 없었다)을 누르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남자 무리는 물론이고 내 눈에서도 보이지 않은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 말대로 휴대폰의 명령어(무슨 명령어인지 불명)를 누르자 내 눈앞에선 경찰 호출이란 글씨가 크게 떴다. (, 내 시각은 전자기기를 머리에 뒤집어 쓴 미래기술이었던 것) 남자들은 계속 아이를 가지고 놀다가 질렸는지 눈치를 챘는지 밖으로 우르르 빠져 나갔고 그들이 도망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들이 들이닥쳤다.

 

처음에는 나를 못 찾던 경찰들이었다. 알 수 없는 목소리가 내게 증거를 경찰에게 건네라라고 말하자 휴대폰을 한 경찰에게 주었으며 그제 서야 내가 옆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곤 인사했다. 이 후 경찰들은 나를 이끌고 그 남자들을 찾으러 도시를 돌아다니기로 했다.

 

정확히는 영상을 녹화한 이상한 집은 도시와 거리가 숲 속이었다. 그 숲은 좁았고 밖이 다 보였기에 남자 무리들이 숨을 곳은 없었다. 포장도로도 넓었기에 도시까지 가는 길은 쉬웠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었음에도 남자들은 보이지 않았다. 도시는 거리, 집 모든 곳에 사람들이 없었다. 무엇보다 이상한 집에서 멀어질수록 시야도 흐려지고 내 옆의 경찰들도 희미해져갔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길을 걷다보니 내 주변엔 아무도 없었다. 경찰들은 증발했다!

 

물론 내 휴대폰도 사라진 상태였다. 나는 정말 화가 났고 허탈하고 무서운 마음도 들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내린 선택은 이상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놀랍게도 갑작스럽게 발걸음이 매우 빨라졌기에 일종의 축지법을 이용해서 몇 분도 지나지 않아 그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런데 집 안의 상황은 크게 달라져 있었다. 곳곳에 유리조각과 물건들이 어지럽혀진 더러운 폐허나 다를 바 없었고 벽이 무너진 곳도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었더니 사라졌던 휴대폰이 있었던 것! 나는 누가 말하지 않았는데 특이한 휴대폰을 다시 꺼내 파일을 찾아봤는데 내가 녹화하지 않은 파일이 하나 더 있었다. 그 파일을 열어보는 순간... 방 안은 물론이고 내 눈 자체에서 먼지가 가득 쌓이며 시야가 흐려졌다. 그리고... 꿈에서 깼다. 대체 뭐였을까? 그 방은.. 사라진 아이는?


덧글

  • 그레트헨 2017/02/14 01:10 # 삭제 답글

    허허 참...
    무언가 찝찝한 꿈이셨겠네요.
  • K I T V S 2017/02/14 01:17 #

    프리피야트의 유령인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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