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12 00:52

<서평 > 출퇴근의 역사를 읽고... 이세계의 고문서 (장문)


(책 사진)


출근과 퇴근. 이 세상의 직장을 다니는 모든 사람들이 겪기 싫은 반복되는 행동일 겁니다.
살기 위해선 노동을 해야하고 그것이 어떤 형태이던 회사라는 근무 장소로 이동하고 하루의 절반을 보낸 다음 집으로 다시 돌아오고 여기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 거리는 굉장히 깁니다. (물론 짧은 데도 있습니다) 이를 '통근=출퇴근'이라 부르죠.

저자인 이언 게이틀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괴로워 하는 통근행위를 행복한 고민(!)이라 하면서 과연 이 출퇴근이라는 개념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그 방식과 여러가지 인간군상이 어떻게 오늘날까지 이어졌는지 설명합니다.




(자작 일러스트)


원래 오랜 역사동안 인류는 광부라면 광산에서, 상인은 시장이나 마차에서, 농부는 농장에서 일을 하였으나 어느 한 장소에 정착해서 일터와 거주지가 함께 붙어있는 경우가 많았죠. 이것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증기기관이 처음으로 상용화된 영국의 산업혁명 이후인데 새로운 기술, 생산력 증가, 그것을 팔거나 사용하기 위해 '자원을 이동시킬 동력의 필요성'으로 철도가 본격적으로 개발되죠!

그런데 원래 철도는 석탄을 다른 도시로 옮기는데만 사용됐던 역할이었는데 빠른 속도로 다른 장소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을 사람들이 깨닫자 '기차에 탑승하기 시작하고' 그것이 '근대 노동자들의 출근과 퇴근이 시작된 것이다'라고 할 수 있죠. 생산량 증가를 계속 증가시키기 위해선 노동자들이 더 필요하고 자원이 모아져 도시로 옮겨지니 도시는 더욱 거대해지면서 다양한 고소득 직업군이 나타나고 그 직업군 사람들이 도시에 살기엔 비좁으니 교외에 나가 살면서 일터와 집을 오가면서 통근이 발달하게 된 것..

또한 이는 본격적으로 '근대화'가 이루어짐과 동시에 열차가 출발하는 시간을 정확하게 맞추기 위해 '표준 시간대'를 지정하게 되고 정확한 시간 개념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스며들게 되죠. 또 '기차역'들이 세워지고 오랫동안 이동할 동안 지루할 사람들을 위한 음식을 판매하는 매점과 책을 판매하는 서점도 발달하는 등 도시 주변 문화도 발달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좋은 일만 일어난 것은 아니고 철도가 깔리면서 지나가는 모든 곳을 파괴시키거나 아직 기술이 미미한 시절엔 건설할 때 많은 노동자들이 사망하고 기차를 타고 이동할 때 철로에 문제가 생겨 탑승객이 찔려 죽거나 지붕 위에서 열차를 관리하는 자들이 다양한 사고로 사망할 뿐 아니라 이동하던 기차끼리 충돌하는 등 많은 문제를 야기시키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기관과 법도 발달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또 초창기 기차를 이용하는 탑승객들은 돈 많은 사람들만 있었지 정작 힘없는 노동자들은 탈 수가 없어서 노동자를 위한 표를 발권하는 등 복지정책이 생겨나는 결과도 나왔고요.


이후 미국에선 철도 뿐 아니라 자동차가 대량생산되어 기존의 이동수단이었던 마차를 밀어버린 모습이 나옵니다. 공교롭게도 20세기 초만해도 공해를 유발시키는 애물딴지는 공장이나 증기기관이 아니라 '말의 배설물과 시체'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자동차의 발달은 해당 산업(주차장, 주유소, 도로, 사교클럽, 새로운 교외 도시들 등)을 발달시키면서 말들을 자연속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나중엔 자전거와 오토바이가 등장하는 배경도 나오고...

출퇴근 방식의 역사뿐 아니라 전세계 수억 명의 사람들이 느끼는 '출퇴근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의 역사도 나열했습니다.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달려가는 근무자들은 물론이고 포르노 만화로 출근길을 달래는 일본인들의 모습과 난폭운전에 대한 대비책으로 거대한 SUV차량을 구입하는 미국인들, 어마어마한 인구유압 때문에 매년 사망자가 많이 나오는 인도인들 등 다양한 인간군상도 보여줍니다.

물론 맨 마지막엔 '일거리가 집에 찾아오는 것은 어떨까?'하는 역발상으로 출퇴근의 종말을 생각하는 시간으로 마무리 짓습니다. 이미 자택근무가 우리나라에도 일부 있지만 먼 미래엔 자택근무나 혼자서 일을 하면서 출근도 퇴근도 할 필요가 없는 사회가 올 수 있다는 직장인들의 희망(?)을 보여주면서 끝맺는데 물론 여전히 상당기간 동안 회사로 출근하는 노동자들이 많겠지만 이 책을 통해 한번쯤 근대사의 흐름을 다시 한번 머릿 속으로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네요!



덧글

  • Q 2016/11/12 04:43 # 삭제 답글

    마지막 문단에 붙이자면 사실 자택근무보다도 자동운전이 출퇴근의 고통을 더 먼저 없애지 싶습니다.
    차 운전에 신경 쓰며 시간 낭비할 필요 없이 차에서 자거나 놀거나 일을 해도 되니깐요.

    사실 미국 IT 특정 회사 쪽은 출퇴근 시간은 비교적 자유롭지만 직원들이 상당수의 작업을 (프로그래밍이라던가 말이죠)
    집에서 하는데도 그래도 회사에서 어느정도 머무는 시간의 필요성은
    전제하는데 출퇴근의 시간이 자유로운 거는 몰라도 출퇴근이 사라지기는
    아예 자동화로 일자리가 사라지는게 아니면 좀 가까운 미래에는 힘들까 싶긴 합니다.
    (그리고 응급실의 의사나 원자력 발전소 관리 같은 거는 완전 자동화가 아니면 직원이 없을 수는 없으니깐요)

    그래도 출퇴근 시간 자체가 차 운전에 신경쓰거나 대중교통에서 사람에게 치이지 않고 혼자 자동운전 차에서 쉬면서 갈 수 있으면
    그거로도 좋지 않나 싶습니다 ^_^
  • K I T V S 2016/11/12 11:37 #

    자동운전도 차가 많아지면 교통체증이 생기니 그걸 염두에 둔게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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