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수로 자신이 살던 곳과 다른 곳으로 내려온 천사...
'유나'라는 천사가 서 있던 곳은 거대한 지하묘지 안이었다.
<사르다나 지방의 주나린 납골당>이란 장소였는데 지하무덤 중앙에는 유력자로 보이는 인물들의 관이 촘촘히 배치되어 있었다.
또 관 위에는 흡사 헬레니즘 시대 이집트 양식의 초상화들이 붙여져 있었다.
유나는 어두운 무덤 중앙에서 관을 보고는 눈물을 흘리며 기도했다.
공포감이 아닌 연민때문에. 관을 만지자 마자 과거의 기억이 떠올려지며 자신이 거쳐온 생각들이 파노라마처럼 흘러갔다.
다른 세상의 인물이지만 예의바른 유나는 편히 쉴 수 있도록 중보기도를 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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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서 간간히 언급되던 '유나'라는 친구가 오랜만에 등장(?)한 그림인데.. 실은 일종의 테스트로 별로 시도되지 않았던 면그림이었습니다; 선없이 덩어리로 그리는 것인데.. 예전부터 로마시대 이집트의 '파윰'이란 지방의 인물 초상화가 신비롭고 경외감이 드는 기분이 들어 언젠가 비슷하게 생긴 그림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고대 유물의 망가진 느낌을 위해 더럽게 표현한 버전과...


깨끗하게 초상화 버전인데 (당연히 위의 지저분한 걸 덧그린거였습니다)

모티브가 된 파윰 지방 초상화 인물은 위 인물입니다. 뭔가 기괴하면서 무섭진 않고 신비로움이 가득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실사 인물 같지만 눈이 크다는 느낌도 들어요.
(이 초상화 중엔 여자인 줄 알았는데 남자애로 밝혀진 그림도 많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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