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24 22:46

[영화감상] 부활을 관람하고... 비밀의 정원 (소감문)

(※주의 : 결말 누설이... 아니 이 영화는 그런데에 의미가 없지!?)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 자체는 4월 11일에 관람했습니다.
성경 관련 영화는 2014년에 관람한 '노아'와 '썬 오브 갓' 그리고 '엑소더스 - 신들과 왕들' 이후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물론 '노아'는 유대인 감독이 만든 중립적인 영화였지만 '엑소더스' 역시 종교보단 일종의 재구성 이야기라고 봐야했어요. 다만 썬 오브 갓은 확실히 예수님 영화라 할 수 있겠고요.

이번 '부활'은 후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분명 주인공은 성경 속 등장인물이 아닌 로마인 호민관 '클라비우스'이며 처음에는 "로마제국에게 깝치다 처형당한 바보같은 선동가의 시체를 지켜라"라는 본시오 빌라도 총독의 명령을 받는 걸로 시작하지만... 영화가 진행될 수록 그 분위기가 확 바뀐다는 느낌?

대부분의 예수 관련 영화가 '탄생부터 죽음까지'를 다루거나 '십자가형'을 중심으로 그리는 반면에 이 영화는 이미 예수 그리스도가 처형당한 후부터 시작되는 게 특징인데요. 대신 예수님 주위의 두 강도가 숨이 끊어지는 것 부터... 십자가형 당한 시신들이 바로 뒤의 시체밭에 던져지는 장면 등.. 고대의 잔혹함이 묻어나오는 모습을 표현한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부하들의 실수(주인공이 밤에 먹는 간식을 안 가져다 줘서 예수의 시신이 매장된 굴을 지킬 병사들이 썩은 포도주 먹다 잠들다 사흘 후 아침에 깨보니 시신이 없어져 도망치는;;)로 일이 꼬이기 시작하고 점점 사건이 안 풀리자 자신이 원래 믿던 군신 마르스가 아닌 유대인과 미래의 그리스도인들의 신 하느님 야훼에게 기대를 걸어보는 장면부터 조금씩 그의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

-이 것 때문에 철저히 중립적인 시각(비종교적으로)으로 영화를 만든 것 아니냐는 오해가 있을 수 있어요. (병사들이 경계가 철저했으면 부활이 아니라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의 시신을 빼돌리지 못했을 수 있으므로.. 같은 드립을 칠 수 있다던가;;; 휴;;)

계속 추종자라는 자들(로마인의 관점으로)이 헛소리하고 마음속에 있다느니 어디에든지 있다느니 할 때 빡치기도 했지만 결국 이곳저곳을 병사들과 함께 뒤지고 어떤 다락방을 혼자 들어가는 순간!

자신의 눈 앞에서 숨이 끊어졌던 '유대인의 왕 나자렛 사람'인 예수가 제자(사도)들과 함께 있었던 것!

분명 중반까진 일종의 중립적인(?) 의심과 인간의 의심을 돋구는 연출이 있었으나 클라비우스가 살아있는 그리스도를 보고난 후엔 급격한 행동변화를 보입니다. 어쩌면 그 때, 자신의 부하들을 불러 "이 자가 여기있다!"하며 잡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무기를 버리고 관직까지 내던진 채 사도들을 따라갑니다.
그가 실존 인물이었다면, 그의 행동이 역사를 바꾸었을 수도 있겠죠.

어째서 그는 추적, 체포를 포기했을까? 저는 개인적으로 클라비우스가 빌라도랑 같이 목욕을 즐길 때.. 그가 내뱉은 말을 기억해봤습니다. "내가 군신 마르스를 믿고 장교가 되고 이곳 저곳을 정복하는 이유는 권력을 얻기 위해서고 권력을 얻고 나면 지방에서 가정을 이루며 등따시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 후에 얻게 되는 건 평화다."라고 말한 바램... 이 대사는 후반부에 그가 직접 다시 나타난 예수님과 대화를 할때... 그리스도께서 이 생각을 읽고(?) 언급하면서 반복됩니다. "욕심내서 폭력을 이뤄서 권력까지 잡으면서 평화를 잡을 필요없다. 작은 평화는 작은 행동에서부터 시작된다"인 것 같다고.

위기는 한 번 더 오는데... 바로 클라비우스가 사도들과 함께 사라진 예수를 찾아 길을 나설 때... 그가 배신한 것을 안 클라비우스의 부하인 루키우스가 칼을 겨누고 죽이려 들 때, 클라비우스의 설득으로 체포를 포기하고 사도들을 보내준 것으로 위기는 끝납니다. '칼로 흥한자, 칼로 망하리라'는 말이 다시 들렸어요.

이 후, 예수님의 승천까지 사도들과 함께 경험한 클라비우스는 그만의 길을 걷기로 하고 황야를 향해 떠나는 걸로 이야기가 마무리 됩니다. 복음을 전파하려는거겠죠? 다만 저는 마지막에 티베리우스 황제가 빌라도를 방문하는 장면(멀리서 로마 군함들이 오고 있는 걸로만 표현됐지만)이후 빌라도가 자신의 계획이 실패하고 황제가 문책하자 결국 자살하는 고대 전승도 나올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네요.

아무튼, 색다른 시각으로 조명한 예수님 영화라서 재밌었고 다시 한 번, 저를 뒤돌아보는 영화기도 했습니다.
-제가 볼 때, 베드로는 개그 캐릭터인 것 같습니다. 자신을 따라온 클라비우스가 경계를 하며 칼을 휘두르자 다리를 베이고 그 앞에서 물통을 보여주며 "물 가져다 준거다! 물! 왜 이리 의심이 많냐!"라 고함치며 물을 땅에다 뿌리며 버리면서 신경질 부리는 장면을 보여주지만.. 마지막엔 클라비우스가 낸 상처를 자랑스러워 하며 사도 인생이 시작된 곳(예수님이 사람 낚는 어부를 언급한 그 장소)에서 헤어지며 주인공에게 행운을 비는 인사를 건내고 털털 걸어가는 멋진 모습도 보여줬죠.



(출처 : 네이버 영화,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배우분들이 찍은 사진)


끝으로 클라비우스를 연기한 주연 '조셉 파인즈'는 볼드모트, 007 국장님, 쉰들러 리스트의 악당 독일군 장교 등으로 유명한 '레이프 파인즈(랄프 파인즈)'의 동생이셨던 분이었네요. 어쩐지 성도 어디서 들은 것 같고 눈매가 어디서 본 사람같더니... 형제 모두 연기 잘하는 분 같습니다. 교황님과도 촬영팀이 만났으니 이 영화도 믿고 볼 수 있는 영화같습니다!

덧글

  • 이글 2016/04/25 18:12 # 답글

    체크해놔야 겠네요 벤허 리메이크에 대한 기대는 접고 이거를...
  • K I T V S 2016/04/25 18:49 #

    괜찮게 본 영화였어요!
  • 위장효과 2016/04/27 21:44 # 답글

    조셉 파인즈의 작품 중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게-밀덕 한정인가????- 바로 "에너미 엣 더 게이트"입니다. 여기서 정치장교 다닐로프역으로 맹활약했죠^^게다가 영문 위키라든가 imdb에 올라온 포스터 보면 모신 나강 소총 들고 사선으로 바라보는 주드 로와 함께 딱 정면으로 바라보는 모습으로 해서 나올 정도니^^-그러니까 영화상에서 바실리 자이체프의 상대는 쾨니히 소령이 아니라 다닐로프라고!!!!(고만해 미친놈아!)
    그 전에는 세익스피어 인 러브에서 주인공인 윌리엄 세익스피어 역으로 이미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게다가 세익스피어의 대표작중 하나인 "베니스의 상인" 2004년판-이게 워낙 수십차례에 걸쳐서 영화화되었기 때문에 연도 적어가면서 설명해야 한다는...-에서 주인공인 바사니오 역으로 나왔습니다. 당시 이 작품에서 샤일록 역을 맡은 게 알 파치노고 안토니오 역을 맡은 게 제레미 아이언스...그런데 베니스의 상인 캐스팅에서 이 정도는 그야말로 평범...-
  • K I T V S 2016/04/27 21:47 #

    설마.. 그 안경 낀 좀 의젓한 소련군 장교이신 그분!?
  • 위장효과 2016/04/27 22:05 #

    국내 극장판 자막에는 무려 "행정장교" 내지 "정훈장교"라고 뜨신, 영화의 양대 주인공-쾨니히 소령은 조연이라니까요!-중 하나입지요.

    그 안경은 툭하면 깨지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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