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28 20:56

<서평> 거인들의 몰락 이세계의 고문서 (장문)


<책 표지>


올 해 초부터 이어진 '부흥 카페'의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는 일이 많아서 즐거운 독서 삼매경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3주 전에 받은 책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분위기의 켄 폴릿이라는 작가가 쓰신 대하소설, '거인들의 몰락'이었어요.

유럽의 자살이라고도 알려진 제1차 세계대전을 풀어낸 이야기로..
당시 서구권 국가의 다섯 나라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거대한 사건에서 벌어지는 개인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웨일즈 애버로언의 노조지도자의 아들이자 광부인 빌리 윌리엄스.
영국 9위의 자산가이자 귀족인 '피츠' 백작.
독일의 명문가문 외교관의 아들 '발터 폰 울리히'.
제정 러시아의 밑바닥을 살고 있는 '그리고리와 레프' 형제.
미국의 똑똑하지만 순박한 청년 '거스 듀어'.

크게 보면 여섯 사람이 주인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여주인공도 있습니다. 무려 둘이요.

하나는 빌리의 누나인 '에설'과 발터와 사랑에 빠진 피츠의 여동생 '모드'.




(주인공을 아주 간단히 표현해봤어요. 아쉽게도 거스와 모드, 에설이 없습니다;;)



처음부터 1차대전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고 1차대전이 일어나기 직전의 유럽 각국들의 평범한 생활부터.. 주인공들의 인간관계가 점점 더 무르익어 가는 순간, 사라예보의 총격이 일어나 전쟁의 기운이 감돌게 되죠.


읽다보면.. 참으로 뒤통수를 맞은 듯한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인간군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피츠 백작이 조지 5세를 맞아 파티를 열고 있는 초반부에.. 빌리가 일하는 광산에서 폭발이 일어나 수많은 광부들이 죽고 죽은지 얼마 안된 시점에 광부의 과부들을 쫒아내려는 탄광회사 사장 퍼시벌 존스의 잔인한 행동이라던가..

그 행동에 맞서 탄광 광부들이 파업을 시작하였으나 허망하게 모조리 해고당해 쫒겨나는 장면이라던가..

그리고 그리고리의 아버지가 끔찍하게 제정 러시아의 관리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장면(목초지를 마음대로 썼다는 죄), 열심히 돈을 모아 지옥같은 러시아를 떠나 미국으로 가려던 그리고리가 당일.. 하필 실수를 저질러 부패경찰들에게 쫒기게 된 동생 레프를 구하기 위해 대신 그를 미국으로 보내주고 자신은 강제 징집당하여 끌려가는 장면..

비록 귀족과 하녀의 금단의 사랑이라는 한계 때문인지 파국을 맞이할 것은 알았지만 에설을 임신 시킨 피츠가 180도 달라지며 그녀를 어쩔 수 없이 내쫒고 없던 사람 취급하는 점... 전쟁을 막으려고 노력하지만 실패하는 발터와 거스 등

이에 비해 모드와 거스가 연애를 실패하는 장면은 역시 안타깝긴 하지만 그나마 나은 분위기로 그려지는 듯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끔찍한 1차대전의 전장을 간결하고도 참혹하게 묘사했어요.
지금과 전혀 다른 세상 분위기였고(거대한 나라 몇개가 유럽과 전세계를 지배하고 있었으니) 그 세상이 어떻게 변했는지..
차근차근 천천히 알려줬습니다.

또한 초기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갈등도 묘사되고.. 전제군주정에 대한 민중의 폭발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죠.
(아쉽게도 세르비아와 터키, 이탈리아 캐릭터들은 없었네요)


담백하게 간결한 문장으로 전재가 빨랐으며 은근히 야한 장면(그것도 여주인공이 남주인공을 농락하는 전개가 많았어요!)도 많았습니다. 정열적인 사랑이야기가 들어가서 어쩔 수 없나봅니다. 또한 여성과 노약자의 인권을 챙겨야한다는 운동이 시작되는 분위기도 읽을 수 있었죠.

원래 이 작가님은 2차대전과 냉전시대를 그린 또다른 대작도 쓰셨고 거인들의 몰락은 그 중 초반에 해당되는 연대기라고 하더군요.

작가님의 다음 작품들도 빨리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당시의 분위기를 재밌게 살린 작품이었습니다.
.
.
.

이 책을 읽고 있던 도중... '젊은 스탈린'이라는 책도 당첨되었습니다. 이번엔 그 책을 어서 빨리 완독해야...^^;;


핑백

  • ♣ DOMVS...DINOSAVRIA : <서평> 정본소설 사임당 2017-02-13 21:11:05 #

    ... 이르기까지. 또 책 곳곳에 사임당의 작품들을 여러 점 사진자료로 볼 수 있었고 이는 조선시대 미술에 대한 자료집으로 삼아도 될 정도였어요. 이 책은 ‘거인들의 몰락’에 이은,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서 읽는 소설입니다. 허구적인 인물과 장면도 있어 그것을 걸러서 이해해야 합니다. (조선시대가 어렵게 느껴져서 일반적인 서 ... more

덧글

  • 범골의 염황 2015/09/28 21:17 # 답글

    발터 저친구는 왠지 야수와도 같이 총 한번 잘 쏘게(?) 생겼군요.
  • K I T V S 2015/09/28 21:47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 소설 읽으면서 상상했던 생김새는 '콧수염 난 주드 로'를 떠올렸었습니다...ㅋㅋ
  • 그레트헨 2015/09/28 22:33 # 삭제 답글

    오, 좋은 책이네요. 한 번 읽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K I T V S 2015/09/28 22:38 #

    전쟁 뿐만 아니라 주변 상황도 간단히라도 알 수 있던 소설이었어요~^^
댓글 입력 영역


네이버 이웃커넥트

이글루스 검색기


저작물 위젯 달기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Eyzen저작물
본 CCL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