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04 17:52

문서발굴 - 역사편 : 제2기 인간들의 열국시대 <下편> 레페리아 세계전 (판타지)



다르임 왕조의 마지막 왕 '시자리'가 네삼 왕조의 '네카렘'에게 왕의 상징을 주고 전장에서 죽는 모습.
그러나 역사가들은 이 장면을 네삼 왕조의 정당성을 위해 꾸며진 모습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S.M.E. 2300년대 중반은 레페리아 중부에서 일대의 전환점으로 기억되는 시대다. 인간 세계를 주시하기만 하고 행동에 나서지 않았던 예크다르실의 화림족들이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고 아스티아-켄툰의 렌티오들은 모든 침략자들을 무찌르고 역으로 카얌 왕국을 멸망시켰던 시기이었으며 공룡들의 국가들도 정치적으로 변동이 있었던 시기였다.

다르임 가소미니 왕의 외동아들이었던 '다르임 시자리(재위 S.M.E. 2285 ~ 2339)'는 전대왕들이 세루밤을 몰아내고 로리스 본국의 영역을 되찾은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고 더욱 맹공을 가해 세루밤을 완전히 찌그러뜨리기도 결심했다. 모험심이 강하고 호탕하며 정의로운 성격이었으나 지나치게 방심하는 성격이 발목을 잡는 인물상이었다. 이는 론카의 역대 국왕, 황제, 장군들에게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이었다.

2300년대 세루밤을 다스리던 국왕 '비제세함(재위 S.M.E. 2330 ~ 2367)'은 선대 왕들이 지나치게 다방면으로 팽창하려는 성향 탓에 한 곳에 군대를 집중하지 못했다는 자국군의 약점을 발견, 적의 연약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잠시 군사를 흩어지게 했다가 적군이 지친 순간 병력을 집중시켜 일거에 궤멸시키는 방식의 전술을 도입했고 이를 시험하기 위해 론카에게 빼앗긴 도시 메룸바로 진격했다.

세루밤의 전력을 만만하게 보고 무모한 돌격을 시도한 시자리 왕의 론카군은 비제세함 왕의 군대의 새로운 전술에 휘말려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추풍낙엽처럼 무너지고 말았고 선대 왕들이 확장했던 입술강 서부의 드넓은 땅도 세루밤에게 도로 빼앗겨 버렸다.

더욱 슬픈 건 전투에도 지고 땅도 잃은 것은 물론이고 시자리 왕도 전사한 것. 비록 적군에게 사로잡혀 능멸 당하진 않았으나 대다수의 병력들이 전멸한 전장의 낡은 천막 안에서 자신을 지키고 보좌해 준 장군 '네삼 네카렘(재위 S.M.E. 2339 ~ 2403)'의 품 안에서 쓸쓸한 최후를 맞이했다.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시자리 왕은 세루밤 군대에 의해 사로잡힐 위기에 빠지지만, 네삼 네카렘이라는 용맹한 수하가 나타나 세루밤 추격군대를 무찌르고 상처투성이의 시자리 왕을 구하고 후계자가 없던 시자리는 네카렘에게 자신의 왕위를 물려주고 자연스럽게 론카의 첫번째 왕조 다르임이 문을 닫고 두번째 왕조인 네삼 왕조로 이어진다는 설화다.

얼뜻 보기엔 감동적으로 보이지만 일설에 따르면 네삼 왕조가 자신들의 정당성을 만 천하에 알리기 위해 이 설화를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본다. 이것 역시 해석은 자유다. 다행스러운건 다르임 왕조가 무너져도 론카라는 국가는 혼란에 빠지지 않고 네삼 네카렘에 의해 역사가 이어진 것이다. 이는 다른 인간 국가들에 비해 내실이 매우 튼튼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네카렘을 도와준 세력 중엔 옛 로리스 왕실 후손들이 있었을지도.


두번째로 개국한거나 마찬가지였던 네삼 왕조의 론카는 세루밤의 거친 반격을 맛보고 있었다. '네삼 미루렘(재위 S.M.E. 2403 ~ 2479)'은 비록 본토 로넨케 지방을 사수하였지만, 로리샤 서부 일부와 그 지역 중심도시인 리셈을 세루밤에게 빼앗기는 곤욕을 치룬다. 그러는 와중에도 수도 론카의 새 왕궁을 로넨케 호수의 인공섬으로 옮겨 천혜의 요새도시로 가꾸는 작업을 펼치고 있었고 혼란스러운 누마룬 왕국과의 통합을 위해 노력했다.



이때, 누마룬 왕국도 사실 상 붕괴했다고 볼 정도의 혼란이 일어나고 있었다. 무능왕 요모이와 그 후계자 국왕들은 예크다르실 군대가 북진하며 제레신 문톤의 군대를 쳐부수고 있을 때 조차, 제대로 도와주지 않고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려는 치사한 행동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었다. 예크다르실의 소타니르 원정군이 전투를 최대한 피하면서 200년에 걸쳐서 천천히 공세를 펼친 이유도 병사들을 희생시키지 않으려는 전술도 있었지만, 누마룬의 소극적인 협력으로 인한 불편한 갈등 때문이었다.


'요모이' → '조르도이' → '마르도이' → '모소키' → '오루조미'에 이르기까지 왕실의 안정을 위해선 국력과 백성에 피해가 가는 짓도 서슴치 않는 치사한 행동을 펼치는 국왕과 주변 대신들 때문에 누마룬 백성들은 분노가 쌓여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방계 왕가에 해당되었던 '사조미닌' 공작과 누마룬의 명재상 가문이었던 '차코물룬'의 젊은 재상 '차코물룬 치민'이 예크다르실 군대와 누마룬 왕실의 갈등을 보다 못해 거병, 오루조미 왕을 사로잡아 폐위시키고 사조미닌이 누마룬의 왕으로 등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조미닌은 재상 치민의 도움으로 "더 이상, 백성들을 희생시키는 파크짐, 카얌, 지금까지의 누마룬 왕실과는 다른 국왕이 될 것이다!"라는 선언과 함께 적극적으로 예크다르실과 협력하여 제레신 문톤의 잔당과 누마룬 전역에 흩어져 있던 사악한 사교도 무리들을 무찌르는 전과를 거둔다.


론카의 네삼 미루렘 왕과 예크다르실의 소타니르와 부관 제마카르와 함께 사조미닌 왕과 치민 재상은 옛 파크짐 땅에 남아있던 제레신 문톤의 잔당과 그들과 협력한 반란군과 이상한 사교도와 온갖 도적무리들을 쿠룬 숲으로 몰아넣고 찌그러뜨리는데 성공한다.

그 이후, 굉장히 놀랍고도 레페리아의 인간 국가 역사상 몇 안되는 극적인 장면이 연출된다!




바로, 미루렘 왕과 사조미닌 왕이 손을 잡고 누마룬이 론카에 흡수된 것. 옛 왕실의 실정으로 지칠대로 지친 백성들을 제대로 통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치민 재상의 경고와 불안한 권력을 걱정하던 사조미닌은 왕이 된 시기부터 옛 로리스 왕실 후손들을 포섭하고 세력을 강화하고 있던 새로운 왕조가 열린 론카랑 국가연합을 시도할 생각이었던 것 같다.

여기엔 제레신과 가를리오 문톤과 같은 북방의 공룡계 국가들을 막아 내기 위해 인간 국가들을 강화시켜야 할 필요성을 느낀 셀리바레 화림족의 소타니르 장군의 입김이 들어갔다. 파크짐과 누마룬, 카얌의 폭압적인 형태를 누그러뜨린 새로운 인간국가가 있으면 화림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엔트레스틴의 거대한 중부지역을 안정시킬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미루렘에겐 갑작스러운 제안이자 놀라운 선물이나 마찬가지였다. 결과적으로 론카는 누마룬을 흡수해서 순식간에 세루밤의 2배에 이르는 거대한 국가로 돌변했고 누마룬의 인적자원을 흡수하여 세루밤의 반격을 효과적으로 물리칠 수 있었다.

화림들에게도 큰 도움이 된 것이 먼 훗날 제국으로 변모한 론카는 공룡족과 렌티오들을 공격했을지언정, 화림들을 공격하진 않았다. 오히려 예크다르실이 진정한 위기로 치닫는 제3기 후반에 이르러선 대규모 구원군을 파병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비록 예크다르실이 완전히 무너진 후엔 인간과 화림들의 관계가 급속도록 나빠졌지만(이는 후에 제3기와 제4기의 역사를 소개할 때 설명하겠다) 적어도 예크다르실 왕국이 존재하는 동안 론카는 결코 화림들과 적대하지 않았다.



로리스 왕실의 후손 중 하나인 '주루밀' 공작이 네삼 미루렘(중앙에서 왼쪽의 인물) 대왕에게 안겨있다.
주루밀을 부축해주는 중앙 오른쪽 인물은 누마룬 마지막 왕 사조미닌으로 추정되고 왼쪽의 키가 큰 인물은
예크다르실의 제마카르 장군으로 추정된다. 론카와 누마룬을 도와준 셀리바레 화림족 병사들이 창을 들고 있다.




제레신 문톤은 기껏 점령했던 옛 파크짐 왕국의 영토를 잃는 와중에도 이 지역보다는 에스티우스 제국 본토와 권력투쟁으로 인한내전이나 벌이고 있었다. 플라키엔과 뒤를 이은 제레신의 문트 '주두엔'은 카레타리엔의 가장 강력한 영주인 '자나루메스''헤레코부스'에게 군사적 지원을 하며 에스티우스 황제 바렌카라바누스랑 싸우게 했다. 이중 자나루메스는 무너졌으나 헤레코부스는 감옥에서 죽은 초대황제 바렌티라크네(루네가)의 둘째 아들 '하시푸네'의 딸 '시페나'와 몰래 접촉하여 바렌카라바누스의 세력을 일소하자는 내통에 성공한다.


결국 헤레코부스는 시페나를 제 4대 황제로 즉위시키고 그녀와 결혼한 후, 재상 직위로 국정을 운영한다. 하지만, 자신을 도와준 제레신 문톤이 너무 심하게 간섭을 해오자 시페나의 이름으로 델레피오 문톤의 군세(이미 바렌카라바누스 때부터 제국 본국의 영토 일부를 델레피오에 할양하기도 했다;;;)를 몰래 끌어들여 역으로 제레신을 또 공격한다.


공룡들의 세력은 아주 복잡해졌다. 불안불안한 출발을 보인 본국은 초대 황제가 병으로 쓰러지고 요양하자마자 명목상 한 나라로 취급받던 문톤(수정전쟁 승전국들의 눈치를 보기 위해 만든 개념이었지만)들이 떨어질 모습을 보였고 이어서 가를리오와 제레신이 서로 싸우기 시작했다가 초대 황제 바렌티라크네의 아들들의 권력다툼과 옛 크로이우스 본국 지역의 유지들이 제레신의 세력을 끌어와 본국과 싸우다 승리하였으나 역으로 자신을 도와준 제레신을 공격하고 반대편에 있는 델레피오의 힘을 끌어당기는 등의 엽기적인 정치판이 벌어진 셈이다. 거대했던 크로이우스 왕조 시절의 오현제들이 이런 상황을 보면 분열된 공룡세계에 좌절하고 말 것이다.


이런 상황이었기에 론카가 거대해질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이다. 하지만 세루밤과의 대결이 남아있어 안심할 수 없었다. 비제세함의 후계자인 세레담(재위 S.M.E. 2367 ~ 2401)조라잠(재위 S.M.E. 2401 ~ 2483)은 가를리오와 론카 모두를 공격해서 다시 영토를 늘리는 등의 건재함을 과시했고 끊임없이 로넨케 호수를 건너 론카의 새 왕궁인 '수상백합궁'을 함락시키기 위해 갖은힘을 썼다.  





하지만 제2기 2600년대가 되자 세루밤은 확실히 밀리기 시작한다. 카얌을 제외한 거의 모든 나라가 합쳐졌다고 볼 수 있는 론카 왕국의 국력은 제 아무리 로리스 후계국 중 최강이라 알려진 세루밤 육군으로도 상대하기 버거웠기 때문이다.


제레신은 재앙의 연속이 계속 되었다. 기껏 도와준 헤레코부스와 시페나가 배신을 했을 뿐만 아니라, 가를리오의 군대들이 케텐지방을 탈환하고 이어서 제레신의 서쪽 주요도시인 클로니아스까지 점령했기 때문이다. 예전에 그들이 점령했던 피틴숲 일대는 말라죽어가고 있었다.



가를리오의 목긴공룡 혼종기병이 제레신의 목긴공룡 기병을 공격하는 모습.



가를리오 문톤은 그 어떤 문톤보다 군사력에 대한 투자가 활발했다. 거대한 군룡들을 이종교배시켜 더욱 강력한 공룡기병으로 발전시켰는데.. 뿔공룡과 검룡이 혼합된 투석기라던가, 곤봉이나 가시가 달린 몸을 가진 돌격용 목긴공룡 그리고 두팔이 긴 머리가 큰 이빨공룡 기병들이 보였다. 다양한 혼합병종을 이끌어 제2기까지만 해도 레페리아 최강의 육군력을 가진 공룡 세력인 제레신 문톤의 군대들을 쳐부섰다.


이 시기의 가를리오의 문트는 '차카마라(재위 S.M.E. 2149~2614)'라는 여자였다. 송곳니를 드러내기 좋아했던 그녀는 아주 오랜세월 가를리오를 지배하면서 칼을 갈았고 제레신을 박살내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제레신의 영향력을 제2기 초기 수준으로 되돌려놓고 에스티우스 본국의 슈메굴라나까지 점령하여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보하려 했다.

결국 '여황제'인 시페나가 스스로 가를리오 '문트' 차카마라에게 걸어가 화평을 체결하는 굴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시페나는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 차카마라의 볼모로 사는 삶을 택하여 더이상의 희생이 벌어지지 않도록 막았다.
(이는 후에 또다른 문톤끼리의 전쟁으로 이어진다)




제2기 2700년대 초, 세루밤의 과격파들은 쿠룬숲과 영혼산 그리고 백합산맥 일부를 기점으로 사악한 종교의식과 선동을 통해 론카를 무너뜨리려 했다. 신의 아이와 세상의 공신들을 모독하는 외우주의 흑마법을 동원하여 영혼산의 영적인 힘을 사악한 힘으로 바꾸어 자신들의 뜻대로 조종하는 것이었는데.. 이를 '영혼산의 위기'라고 칭한다.



소무람의 사방창단 사교도들이 죽은 자들을 모아 '마왕'을 만들어내는 모습.



영혼산 위기를 일으킨 사악한 사교인 '사방창단'의 우두머리는 '자순 소무람'으로 세루밤 출신이었다. 그의 추종자들은 온갖 소름끼치는 방법으로 론카의 허리를 끊으려고 발광했다. 오랜 전쟁과 공룡들의 위협, 화림들에게 버려짐에 대한 공포, 론카 왕실에 대한 바램 등으로 피폐해진 백성들은 그들의 교리에 현혹되어 주변을 엉망으로 만드는 악순환이 계속되었다.

이 사교도 무리들의 난동은 무려 150년이 넘게 이어졌다.


한편, 제5대 에스티우스 황제로 즉위한 '포라케무스(재위 S.M.E. 2605~2822)'는 시페나의 어린 아들이었는데, 어머니가 일개 군벌수장(하지만 군사력 자체는 군벌이 제국본국보다 더 쎘다)에게 항복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고 가를리오에 대한 원한으로 델레피오에 거주했던 자신의 친척(이는 초대 황제 바렌티라크네의 이복동생이었다) '에토리무스'와 연락, 델레피오 문톤의 세력을 끌고와 가를리오와 맞선다. 하지만 가를리오의 세력은 오히려 델레피오가 점령한 영토까지 빼앗으며 승리해버렸고 포라케무스는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더욱 심하게 가를리오 문톤의 압박을 받아야만 했다.



론카는 영혼산 위기를 촉발시킨 사방창단들을 무찔러가면서 마지막까지 세루밤을 압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루밤 왕국은 무려 200 여년을 버텨냈다. 서로의 국왕을 암살하거나 전사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역사의 시계추는 론카의 편이었다.


이러던 중에, 동쪽에서 새로운 세력이 나타난다. 머나먼 동남쪽의 '기적의 산'에서 나타난 새로운 이종족인 마도우슈들의 세력이었다. 이들은 파죽지세로 예크다르실 남부 영역을 점령해가며 이 땅의 지형마저 바꿔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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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마도우슈들은 처음부터 악한 세력들이 아니었다. 그들의 신화대로 따르자면 오랜 지하생활을 끝마치고 지상으로 나온 기년을 '신출력'이라 불렀는데 이 때 지상을 밟은 이를 '처음이자 마지막인 사도'라 불렀다.


그 최초이자 최후의 사도의 이름은 '아셰마드' 였고 여자였다. 그녀에겐 오빠가 있었다.
오빠의 이름은 '자마힌드' 이며 발랄하고 헤맑은 아셰마드와 달리 그 누구하고도 어울리지 않았다.


이 '지하의 사도'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즐거운 화합을 위해 셀리바레 화림족 휘하의 이종족들과도 많은 교류를 나누고 마도우슈는 물론이고 그 자신을 위해 여러가지 기적을 행했다.

당시 예크다르실 남부를 총괄 통치하고 있던 이는 '하레미부르' 였는데 화림들의 중심지역과 달리 변방을 통치하던 자신의 가문이 다른 가문들에 비해 주목을 덜 받고 여왕의 사랑도 다른 지역에 비해 적다는 것을 은연 중에 느끼고 있었고 전쟁으로 인한 고난이 화림들에게 다가오자, 그 것을 극복하기 위해 심리적으로 안간힘을 다했다.


제2기 2400년대 후반, 화림들의 사랑을 받은 인간, 벌레, 야수들 중심으로 뭉쳐서 설립된<무지개 방위단>(주: 다만 무지개가 아니라 물방울 방위단이라고 추정하는 학자들도 있다. 현재로썬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의 소녀 대원들(이들은 어린나이 답지 않게 최정예 결사단으로 구성 되어있었다 - 방위단 자체는 남녀혼합 병단이었다)이 기적의 산 지하를 탐험하던 도중, 우연히도 지하와 지상의 경계를 건너려던 아셰마드와 자마힌드를 만나고 남매를 바깥 세계를 보여 준 적이 있었다. 이것을 모든 것의 원흉이라고 해야 할 까, 단순한 우연이라 할 수 있을까..


300년 간은 아셰마드의 자애로운 마음과 지하에서 어려움에 처한 마도우슈들을 위한 하레미부르와 무지개(물방울) 방위단의 노력으로 평화가 이어졌다. 오히려 마도우슈들만이 행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인해 예크다르실 남부는 더욱 큰 번영을 맛보았다.

문제는 아셰마드의 오빠 자마힌드였다. 음침한 성격의 그는 300년 동안의 '잠복기'를 거치는 동안 자신의 여동생을 영원히 소유하려는 마음과 함께 마도우슈들만이 이 땅을 활보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었다. 그는 몰래 과거 수정전쟁 때에도 언급되었던 흑마술을 부리는 사악한 집단들을 몰래 연구하고.. 그 스스로도 상당한 마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하레미부르의 세상을 무너뜨릴 준비를 마쳤다.

자마힌드의 농간으로 아셰마드는 잘못된 오해로 인해 하레미부르의 노여움을 받게 되어 다시 지하로 쫒겨나게 된다. 오빠 자마힌드는 아셰마드를 설득시키겠다고 한 다음, 단 둘만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그 이후로 아셰마드는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어떻게 사라졌는지는 자마힌드만이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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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 때 부터였다. 아셰마드는 평화롭고 사랑이 가득한 방법으로, 신의 아이 사상에 입각한 엔트레스틴 남부의 번영을 위한 마법과 기술을 개발한 반면, 자마힌드는 오직 마도우슈들만이 정의로 대표되는 새로운 신앙을 만들었고 그 신앙을 팽창시키기 위한 암약도 몰래 몰래 저지른 끝에.. 거침없이 그 힘을 발휘하여 예크다르실 남부를 절망으로 몰아갔다.

피 맛을 알게 된 마포스나트, 타인의 죽음을 우습게 보기 시작한 두립, 숫자로 밀어붙여 초토화시키고 자신들의 땅으로 만드는 것이 최고가 된 우라쿨, 그리고 오직 자신들의 신앙 말고는 다른 이들의 생각과 마음은 짓밟는게 당연하다고 여긴 슈드..

게다가 이미 한 참 전에 죽은 인간을 비롯한 이종족 영웅들의 영혼을 속박하여 자신의 수하로 둔 자마힌드는 순식 간에 기적의 산 일대를 정리한다. 이 때가 S.M.E. 2807년. 마도우슈들이 '진정한 신출력'이라고 명명한 기년법이 이 때였다.
(즉, 아셰마드가 지상을 밟았을 때의 신출력은 거짓된 신출력이라고 부르는 교리가 생겨난 것이다...)


무지개(물방울) 방위단은 거침없이 몰려오는 자마힌드에 맞서 싸웠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래뵈도 레페리아 남부 최강의 군사집단이라고 불렸던 이 세력은 말 그대로 무더위와 폭풍우에 서스럼없이 사라진 무지개 혹은 아침에 사라지는 이슬 마냥 지워졌다.


자마힌드의 잔혹함은 상상을 초월했는데 무지개(물방울) 방위단의 단장을 포로로 붙잡고 그의 눈 앞에서 불구가 되어버린 대원들과 단장의 외동딸이 지휘하는 어린소녀들로 구성된 결사대들을 모조리 죽였고 나중엔 단장마저 장님으로 만든 것이다.

하필 단장의 외동딸은 무지개(물방울) 방위단의 후계자로 지목되어 있었고 모든 이들의 총애를 받고 있었으니.. 단장은 마도우슈를 이 세상에 강림시키는데 일조한 조상들과 하레미부르 공 그리고 자신들을 도와주지 않은 세상의 주신과 신의 아이를 원망하며 죽어갔다.


하레미부르의 끝도 처참했다. 그도 자마힌드의 농간으로 외부와 연락할 수 있는 길이 끊겼고 힘겹게 몰려오는 마도우슈 무리들을 거침없이 베었지만, 속박의 힘이 강해지는 자마힌드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지개(물방울) 방위단 단장의 딸이 당했던 것 처럼 척추가 뽑혀 최후를 맞이했다. 하레미부르의 죽음은 수정전쟁 당시의 체르하나림 여왕의 죽음과 맞먹을 정도로 끔찍했다.



마도우슈들과 그에 동조한 이종족들 앞에서 무지개(물방울) 방위단장의 딸과  하레미부르 공의 시신을 공개한 자마힌드.
그는 두 사람의 시신을 군기로 활용하며 새 나라의 이름을 '헤도르이온'으로 명명한다. 



하레미부르와 무지개(물방울) 방위단 단장과 그의 외동딸의 시신은 마도우슈들의 새 나라 군대의 군기에 꿰여졌고 이 군기를 본 나머지 저항세력들은 사기를 잃고 흩어지거나 마도우슈들에게 각개격파 당했다. 수 십년이 채 지나기 전에 예크다르실 남부는 지배자는 물론이고 지형지물까지 완전히 바뀌어 버린다.

울창하고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로 가득했던 루리아린 지방은 우박폭풍이 내리치는 황량한 얼음지대로 변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 지방의 명칭까지 바뀌게 된다! 단, 기적의 산만큼은 명칭이 바뀌지 않았다.

왜냐하면, 마도우슈들 입장에서도 자신들의 세력이 지상에 퍼지는 것이 기적이었으며 그 것이 시작된 곳이 기적의 산이었기 때문이다. 그런고로 그들 입장에서도 기적의 산이라 불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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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예크다르실 중앙정부는 루리아린을 구원하기 위해 제1기의 전쟁영웅 탈레다마르가 직접 나서고 아스티아-켄툰과 갈투-나룬 대공국의 구원군까지 나서서 자마힌드를 공격했으나.. 연합군은 전멸했고 탈레다마르는 전사했다.

어찌하여 자마힌드가 이렇게까지 강하게 성장했는지는 역사학자들의 의견이 다르다. 확실한 것은 제2기의 끝에 이르러 화림들은 자신들의 터전 절반 이상을 지하에서 일어난 새로운 종족들에게 빼앗겼다는 사실 자체다!





불행하게도 론카는 예크다르실을 도울 수 없었다. 끊임없이 도발하는 제레신의 잔당과 가를리오의 정찰병들이 계속 압박하고 있었고 사방창단에 가담한 국내의 불순분자들과 세루밤의 역공을 방어해야 했기에 극소수의 의용군만 참전했다고 전해진다.

물론 이 론카 의용군들도 깨끗하게 몰살당했던 것은 덤이고..


론카 입장에선 남쪽에서 일어나는 '헤도르이온'이라는 무서운 세력에 대항하기 위해선 최대한 빨리 인간 세계를 정리해야 했다.
통일의 순간에 다가간 왕은 '네삼 프리밈(S.M.E. 2810 ~ 2850)'이었다. 그는 아스티아와 갈투-나룬 등의 국가들에게 헤도르이온 토벌을 위한 물자를 제공했었고 모든 외교적 노력을 총동원하여 세루밤을 포위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또한 사방창단을 진압하는데도 거의 성공하고 말이다.

그러나 결국 프리밈 왕은 사방창단의 암살자에게 암살당하고 만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프리밈 왕은 다르임 왕조의 시자리 왕처럼 후사가 없던 상태였다.

이에 재상으로 활약한 차코물룬 가문은 옛 로리스의 후예인 주루밀 공작의 후손인 '사핀 아리미스'와 프리밈 왕의 조카인 '네삼 아리켐' 을 프리밈 왕의 공동 후계자로 선언한다.

'네삼 아리켐 (재위 S.M.E. 2850 ~ 2895)''사핀 아리미스 (재위 S.M.E. 2850 ~ 2932)' 이 즉위하는데..

이 두 사람이 바로 제2기 인간세계를 통일하고, 론카를 왕국에서 제국으로 격상시킨 임금들이었다.
아리켐은 결국 아리미스와 함께 통일을 못보고 서거했기에 사핀 아리미스가 론카제국의 초대황제라고 볼 수 있다!


아리켐과 아리미스는 친형제처럼 전장과 도시를 누비며 론카를 발전시켰다. 론카 백성들은 두 왕의 존재를 의아하게 여기지 않았다. 론카는 건국 이념 자체가 '로리스 왕국의 후손들을 보호하고 그들과 함께 나라를 발전시킨다'라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세루밤의 마지막 왕 '알세담(재위 S.M.E. 2848 ~ 2901)'은 아리켐-아리미스와의 최후의 항전을 계획한다.
자신의 나라가 국운이 다했고 어떠한 방법을 찾아봐도 론카로 부터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알고 있었기에 최후의 병사 한명을 혹독하게 훈련시켜 카얌의 마지막 왕 고무토우스 마냥 전장에서 산화할 작정이었다.


이 때 자순 소무람의 후예인 '자순 나파람'은 알세담을 유혹하여 한창 팽창하고 있던 헤도르이온 세력의 이능력들을 소개한다. 알세담은 신의 아이를 농락하는 마도우슈들의 사상을 혐오하면서도 승리를 위해 그 힘만큼은 얻어내고 싶었다.

알세담은 아리켐과 아라미스를 떼어놓기 위해 동시다발적인 작전으로 혼란을 가중시켰고 결국 네삼 아리켐은 후사도 없이 S.M.E. 2895년에 아리미스가 동부로 파견나온 사이, 서쪽의 전장에서 전사하고 말았다. 결국 론카를 이끌어가는 사람은 사핀 아리미스 혼자가 되었다...

하지만 아리미스는 혼자가 아니었다. 누마룬의 마지막 왕 사조미닌의 후예인 '벨게푸린' 공이 나파람의 존재를 파악하고 아리미스를 위험에서 간간히 구해줬기 때문이었다. 아리켐이 존재할 때 부터 벨게푸린은 아리미스를 도와줬고 아리켐이 서거한 후엔 둘이서 알세담과 나파람을 박살내기로 작정한다.




부록 : 제2기 말기의 레페리아 중앙 상황을 의인화로 나타낸 그림. 쓰여진 문자는 각 나라의 이름을 뜻한다.
이 문자는 레페리아의 종족들이 쓰는 문자는 아니다. 오히려 지구에서 발견된 마녀들의 문자다.
설명하자면, 시계 방향으로 아스티아 - 세루밤 - 론카 - 가를리오 - 제레신 - 예크다르실 - 헤도르이온 - 갈투나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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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파람은 보통 흑마법사가 아니었다. 그는 절망에 빠진 세루밤 국민들과 병사들의 마음을 이용하여 사방창단이 이룩해내고 싶었던 암흑신들의 소환을 바랬던 것이다. 자신의 힘이 최대로 축적되었을 때, 알세담 왕을 무력화 시키고 왕국 수도를 볼모로 삼아 사악한 의식을 행했다. 알세담은 백성들이 이렇게 죽기는 바라지 않았기에 아리미스에게 도움을 청한다.

론카와 세루밤의 두 왕이 사악한 사교도 무리를 때려잡기로 결정한 순간이었다.


나파람은 암흑신들을 소환하기 직전에 왕국 수도가 론카군에 의해 점령당하여 그 의식이 실패하는 것을 맛보았고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알세담은 세루밤 백성들을 구하기 위해 싸우는 론카 군인들을 보고 저항을 완전히 포기했으며..
오히려 아리미스 왕에게 자신의 처형을 부탁한다. 로리스 멸망의 주역이자 다르임 왕조 종말의 원흉을 자신들의 조상으로 여긴다음 그 대가를 자신이 씌운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리미스와 벨게푸린은 알세담을 오히려 다독였다. 그가 있어야 세루밤에 살던 백성들이 편안하게 살아갈 것이고 이들 모두가 한 가족이 되어 예전의 로리스 왕국 시절의 영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준 것.


세 왕들이 검을 하늘 높이 들어올려 의식을 행하고 있다. 왼쪽 부터 알세담, 사핀 아리미스, 벨게푸린.



아리미스는 세루밤에 갇혀있던 옛 로리스 왕국의 후손들의 마지막 세력을 구출하고..
세루밤 수도 중앙의 제단에서 새로운 의식을 행한다.







세 나라의 왕이 하나가 되니,

이 땅의 새로운 주인은 더이상 왕이 아니며,

빛을 향하여 달려야 할 것이라.

그 어떤 세력들에게 굴복당하지 않고,

이 땅의 모든 주민들을 지킬 것이니라!







사핀 아리미스는 통일 론카왕국의 주인이 되었고 왕조의 이름을 '세라룬' 왕조로 명명했다.
자신의 호칭도 '세라룬 아리미스'로 개명한 것은 덤.
 
왕조의 이름은 세루밤과 누마룬 그리고 옛 로리스의 세력까지 규합한 통합을 뜻하는 이름이었다.





무엇보다도 세라룬 아리미스는 론카를 왕국으로 부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론카는 '제국'이 된 것이다. 이것은 북방의 공룡족들에게는 충격이었다.


왜냐하면, 제국은 오로지 공룡족들의 황제만이 부를 수 있는 직위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가장 연약하고 하찮게 여긴 종족인 인간들의 수장이 황제를 칭한다!? 당연히 어이가 없을 수 밖에.


이에 모든 문톤들과 에스티우스 본국이 발끈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게다가 론카는 통일을 끝으로 가를리오 문톤과의 조공관계도 끊어버렸다.


이로써, 제2기는 인간세계의 통합으로 종결되고 제3기의 막이 오르기 시작했다.
인간 세계가 다시 통합되기에는 무려 1200년이 넘는 시간이 흘러야 했다.

그 동안, 남쪽에선 찬란한 텔바라브들이 세운 스크라트비 왕국이 무너지고...
화림들의 예크다르실도 절반이상의 국토가 사라져버렸으며..

위대했던 공룡 황실들의 권위도 문톤들의 정치투쟁으로 엉망이 되고 있었다.

론카는 자신들을 노리는 가를리오 문톤과의 대결을 준비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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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길고 길었던 제2기의 인간세계 역사가 끝이 났습니다. 사실 남부 지방과 북방 공룡들의 역사가 생략되었기에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각 나라들의 개별적인 역사 때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슬슬 제3기에 일어났던 제2차 대륙대전을 설명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겠어요.


덧글

  • 그레트헨 2015/08/04 18:12 # 삭제 답글

    와우, 론카 결국 인간들을 통일하고 황제를 칭하게 되었군요. 이제 제3기 부턴 새로운 항쟁이 시작되겠네요.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해집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앗!
  • K I T V S 2015/08/04 19:01 #

    사실 영토 자체는 제2기 초의 로리스보단 조금 작습니다.. 카얌이 빠져서요. 물론 이 나라는 인간들의 어머니라고 부를 정도의 나라가 됩니다!
  • 범골의 염황 2015/08/04 20:35 # 답글

    자... 잠깐! 저 무지개 방위단 결사대의 최후 장면은! 그걸 여기서도 그려버리셨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이제 소녀의 척추를 뽑아죽였으니 이것은 자마힌드의 최후를 장식할 약속된 사망플래그가 되겠군요. 다음 편을 기대하겠습니다.
  • 2015/08/04 21:0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5/08/04 21:1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5/08/04 21:5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5/08/04 22:1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범골의 염황 2015/08/04 22:15 #

    악당이 사망플래그를 쌔우고도 그렇게 죽진 않을거라니 이보시오 이보시오 키투스 박사님 ㅠ.ㅠ

    이게 무슨 소리야! 악역 주제에 플래그분쇄라니 이건 말도 안돼 말도 안된다고! 엏헣헣헣헣헣헣헣.
  • Megane 2015/08/04 21:17 # 답글

    암흑동맹 우와........
  • K I T V S 2015/08/04 21:47 #

    암흑동맹의 발흥이야기도 더 자세하게 쓰긴 쓸 겁니다. 아셰마드는 그래도 조화를 꿈꾸었으나 그녀의 오빠는 자기 뜻대로 지옥을 만들었죠.
  • Megane 2015/08/04 21:55 #

    진짜 흥미진진한데다가 배덕적인 느낌까지도 진짜 잘 살리신 듯.
    자세한 이야기를 더 쓰신다니...그저 두근두근 기대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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