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27 00:00

[영화감상] 암살을 관람하고... 비밀의 정원 (소감문)

(※주의 : 결말 누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친일파 처단'이라는 심플한 주제로 만들어진 영화인 만큼 저는 관람 전 생각도 호불호가 갈렸고.. 고민을 하다가 결국엔 아버지를 모시고 관람하기로 했습니다. 장소는 역시 롯데시네마로요!

이 영화를 감상하려고 했던 이유는 두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단순히 근현대사를 다룬 이야기가 아닌 '1920~30년대 복장을 입은 양복이나 정복들을 보고 싶어서' 였습니다. '레미제라블'을 감상한 이유와 비슷하달까요? 다만 일본군 정복은 소름끼쳤습니다.

2. 신사복을 입고 권총을 겨눈 콧수염 분장을 한 이정재씨가 멋있어서 + 여성이 장총을 들고 종횡무진하며 총쏘는 영화라는 소문을 듣고 관람한 것도 있습니다! 저는 용감하게 무기 들고 적들을 무찌르는 여성이 등장하는 것이 좋기도 합니다! 전지현씨도 연기 잘 하신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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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바로 관람하고 나서 느낀 것은 여러가지입니다.


A. 주인공 중 하나인 염석진(이정재)은 실은 무시무시한 악역이자 일본의 밀정이었습니다! 최종보스나 진 최종보스는 아니더라도 '히든 보스'라고 할 수 있을까요? 분명 맨 처음엔 이완용과 데라우치 총독을 암살하기 위해 활약하는 투사였으나 타락하는 설정을 집어넣은 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그가 악당이 된 이유가.. 백범 김구 선생의 추측으로 나오는 회상 중.. 염석진이 종로경찰서에서 너무 끔찍하고 무서운 고문, 동료가 다 죽었다는 절망감, 그리고 아무리 노력해도 독립되지 않는 조국의 현실 등으로 완전히 흑화하여 철저하게 더욱 잔인한 친일파가 된 것 아니냐는 생각이었습니다.

저는 이 영화가 포스터의 인물들이 팀을 이뤄서 친일파 한놈을 처단하는 단순한 에피소드 인 줄 알았거든요. 그렇지만 알고보니 은근히 복잡한 구성을 갖고 있었던 셈이죠.

아무튼 저는 단순한 친일파가 아닌 뭔가 사연이 많은 타락한 영웅형 친일파를 본 것 같아 흥미로웠습니다. 따라서 저도 마지막 염석진의 뻔뻔한 배짱에 넘어갈 뻔도 했습니다;; 저와 다르게 아버지는 '이 놈은 처음부터 속이 검었고 자기 잇속에 따라 움직이는 기회주의자였어!'라고 박하게 평하셨습니다.

그 외에 여러 평론 사이트나 나무위키 등에선 아예 염석진을 그 악명 높은 '노덕술'을 모티브로 한 인물이라고도 평했었어요. 단순하게 이놈은 XXX야! 라고 말하기엔 복잡한 사연이 있는 것 같아 함부로 이걸 평하기 힘들었던 저와는 반대인 시각이어서 신선했습니다. 물론 마지막까지 증인들을 몰래 죽여대고 해방 후 '경찰복으로 갈아입은' 염석진의 직속 부하를 보면 딱 연출이 '이놈은 끝까지 살아 순식간에 정부의 비호를 받아 보호받게 되었다'라는 느낌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B. 아쉽게도 포스터처럼 모든 인물들이 팀을 이루어서 작전을 짜는 장면은 안나옵니다. 왜냐하면 중간에 죽는 인물들도 있어서요...ㅠㅠ 개인적으로 평안도 사투리를 쓰는 턱수염 동지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C. 일본군 인물들이 훨씬 더 잔인하고 공포스러운 설정으로 등장해서 "역시 일본까는 영화 답다! +ㅁ+"라는 기분이 들게 했습니다. 뭐, 실제로 2차대전이나 점령지에서 잔인한 행동을 일삼은 일본군인들이 많았으니깐;;;


D. 세월이 흘러, 49년도를 보여 줄 땐.. 반민특위를 해산하라고 하며 북진통일을 부르짖는 청년들의 모습을 살짝 비춰주는데 아무래도 '북진 통일을 울부짖는 너희들은 참으로 어리석은 놈들이야'라는 의도가 조금은 들어간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뭐 저도 반민특위가 해산 된 것이 너무나도 안타깝다고 느낍니다만.. 당장 나무위키만 하더라도 6.25 전쟁 직전까지 정말 무시무시한 북한의 도발이 800차례나 보고되었다는 기록을 보면 '악랄한 친일파를 억지로 기용해야 할 정도로 국내상황이 그렇게도 고통스러웠으려나;;'라는 아쉬운 마음도 들었어요. 그 뿐 입니다.


E. 6.25의 원흉 김일성, 미국에서 활약한 이승만 박사와 임시정부 수장 김구 선생과 함께 적어도 중국 내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갖고 있었던 약산 김원봉 선생이 조승우씨가 연기한 걸로 나와서 흥미롭게 봤습니다. 저는 김일성과 달리 김원봉은 확실히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다만 1930년대라면 이미 만주의 독립군이 소련군의 만행으로 박살나버린 후(팔로군은 김좌진 장군님의 독립군과는 다른 속성으로 봐야한다는 의견이 많아서)라서 이건 약간의 대체역사가 아닌가 하고 영화를 봤습니다. 어차피 친일파 염석진이 통쾌하게 처단당한다는 마지막 장면은 대체역사나 다를 바 없으니까요 ㅋㅋㅋ


F. 그거와 별개로 고증이나 연출의 무리함은 제쳐두고.. 상당한 화기 액션을 보여주는 점에선 저는 굉장히 영화를 재밌게 보았습니다. 다만 아버지는 좀 더 중후하고 느와르적인 진지함이 느껴지는 영화는 아니어서 아쉽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아무튼 이 영화에 출연하신 모든 배우분께 좋은 일이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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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Real 2015/07/27 01:14 # 답글

    김원봉의 자의적인 월북문제(노덕술과의 악연문제가 핵심이죠)때문에 월북인사로 분류되어서 제대로된 평가를 못받은게 맞지만 김원봉 관련해서 재평가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 K I T V S 2015/07/27 06:42 #

    다만 요즘엔 정체되었다는 느낌을 버리기 힘들어서요ㅠ
  • 비로그인a 2015/07/27 21:05 # 삭제 답글

    사실 해방 직후~1950년 대 월북인물들은 뭐라하기도 곤란하더군요.

    사회주의 경제체제의 문제점이 세계적으로 제대로 두각을 나타내던 시기도 아니고... 혹부리가 6.25도발 외엔 뭔가 제대로 마각을 드러냈다고 보긴 좀 애매...
    (뭐, 6.25 시기에 좀 눈치빠른 분들은 혹부리의 실체를 제대로 알긴 했겠지만.)
  • K I T V S 2015/07/27 21:21 #

    오히려 천하의 이승만, 김구, 여운형 모두 한계점을 갖고 계셨을 테니... 참으로 그런 위험성을 캐치하기도 매우 힘들었던 시기이기도 하고..ㅠㅠ

    심영같은 인간들도 많았고...ㅠㅠ
  • 비로그인a 2015/07/27 21:30 # 삭제

    아.... 김일성으로 갈아탄 친일파 중 하나군요. (노덕술이 이승만으로 갈아탄 친일파이듯.)
  • 2015/08/04 21:2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8/04 21:4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5/08/04 22:0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5/08/04 22:06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5/08/05 00:06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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