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26 23:49

<독후감> 종횡무진 한국사를 읽고... 이세계의 고문서 (장문)


(책표지 및 자세한 책 소개)



네이버 부흥 카페의 이벤트로 서평을 짤막하게 써봅니다.

故 남경태 선생님은 '종횡무진 동로마사'의 번역자로 처음 만났었습니다. 비록 잘못된 역사관이었지만 한 때,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로 인해 '로뽕'에 맞먹는 환상이 가득했던 저로썬 로마제국의 연장선을 더 맛보고 싶어 동로마 - 비잔티움 제국의 역사를 알고 싶어 책을 찾던 도중 쉽게 읽을 수 있는 두꺼운 단권의 책을 구할 수 있었으니.. 그 이름이 '종횡무진 동로마사'였어요.

지금 그 책은 '비잔티움 연대기'라는 3권의 책으로 나뉘었고..

마찬가지로 이 책 역시 예전의 책을 남경태 선생의 부고를 전후로 개정된 책이었습니다.


통일 관련 서적 과 세계사를 품은 영어 이야기에 이어 또 다시 책을 받은 기쁨에 읽어 나갔습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많았습니다.


종횡무진 동로마사 때 처럼 쉽고 빠르게 읽혀 나갔으나.. 과거에 발언하면 위험하게 다가올 주장도 많아보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현재의 눈으로 과거를 봐선 안되고 역사에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간지를 알아내는 것이 가장 큰 의의라곤 하지만 적어도 현실적으로 역사 자체가 국가의 자존심과 공동체 의식을 생성, 강화하는 데 이용되는 상황에선 혼란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고 느꼈습니다. 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지만요.


흔히 대다수 우리나라 사람들은 단일민족을 강조하고(저도 단일민족 관련은 신화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삼국시대와 고려시대 때는 자주적이고 조선시대 초기를 빼곤 심각하게 암울한 시대라는 선입견을 갖곤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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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남 선생께선,

1. 기자 조선에 대한 추측도 상당부분 서술하시고 단군 조선 조차 단군과 환웅이 이끌던 세력은 중국 쪽에서 넘어온 선진 세력들이었고 만주와 요동, 한반도의 거주민들 입장에선 '단군과 기자 모두 외래 문명이나 다를 바 없었다' 라고 해석할 만한 서술을 하셨습니다.

2. 전성기 광개토대왕의 고구려도 사대조공을 했고 조공을 안 했던 시대가 없었다는 사실을 은근히 인정 안하려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신라의 행동을 고구려와 백제의 사대조공과 달리 아예 완전한 중국화를 통해 '선진 문물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라고 말하는 반면 짤막한 짜투리로 일본을 언급하며 영토와 인구 규모, 섬으로 방어되었다는 이점 때문에 독자적인 문명을 열 수 있었고 이로 인해 우리랑 다른 길을 겪게 되었다 라고 했습니다.

다만, 보장왕과 친구들, 유민들이 머나먼 중국 땅으로 끌려가고 의자왕이 중국 서쪽땅에서 비명횡사한 후부터 19세기 말까지 중국 중심의 세계질서에 알아서 한반도가 들어갔다라는 서술은 뭔가..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기분이었습니다.

3. 또한 발해를 고구려의 후예 국가라고 말하기엔 힘들다는 뉘앙스의 서술도 있었고.. 요동을 끝까지 제대로 먹지 못해 결국 하늘의 선택에 의해 거란에게 처단당하는 운명을 맞이했다는 식으로 발해편은 마무리 됩니다;;

(다만 고구려나 백제, 발해가 멸망하는 모습은 절망적으로 밖에 상상이 안가는 군요.. 뭐, 현재 우리나라 영토가 역사 상 가장 작아진 상태로 인한 기분 탓은 아닙니다;;)

4. 마지막으로 자투리 단락 부분에서 환독에 관심을 갖는 부분이 많아보입니다; 가림토라던가.. 구천년 언급이라던가.. 다만 구천년의 경우 명백한 거짓이라고 하시며 자국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거짓으로 부풀리는 짓을 해선 안된다라고 선을 그으셨습니다.



..... 요즘엔 생각과 달리 다르게 드러난 우리 역사의 참모습에 대해 태연하고 차분하게 받아들이시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자존심보단 실익이 중요하기에.. 중국에게 굽신거린 굴종의 역사가 아닌 선진 문물을 함께 나누어 가진 공존과 번영의 역사라고 이해해야 한다는 점으로 말입니다;; 이거에 대해 해석하는 것은 모두의 자유이겠지만.. 아무튼 돌아가신 남경태 선생님의 명복을 빌며 짧은 평을 마치겠습니다.



핑백

덧글

  • 지나가던과객 2015/05/27 06:31 # 삭제 답글

    저 환빠라는 작자들과 개념없는 정치세력의 결합을 생각하면 ㅎㄷㄷㄷ
  • K I T V S 2015/05/27 09:32 #

    일단 故 남선생께선 환빠는 아니셨습니다^^:;
  • 환상을깨셈 2015/07/10 14:59 # 삭제 답글

    소위 중국사라 불리우는걸 한국사처럼 민족사로 갈라서 생각해봅시다

    예맥족 과거 만주와 한반도를 차지했으나 발해멸망후 한반도의 예맥족만 살아남아 현대까지 이어짐

    선비족 요하상류에서 발원해 북중국을 호령하다 몇번의 정권교체후 중원을 통일함 일시적으로 티벳 신장 몽. 만주를 차지하나 . 국력이쇠하여 멸망. 현재는 찾을 수 없음

    거란족. 요하상류에서 발원하여 변방민족으로지내다 몽골고원과 서만주 중원북부를 통합하지만 곧이어 멸망하고 현재는 찾을 수 없음

    한족. 황하문명 발원이후 중원을 통일. 멸망후 이민족에게 갈라져 강남정권으로 이주. 이후 선비족 통일제국의 식민지. 다시 이민족에게 갈라젔다가 중원통일. 이후 북방반절과 남방반절을 차례로 털리고 식민지. 독립후 중원통일. 다시 털리고 식민지. 몰타기를 하여 위의 수백종족을 한족의 이름으로 세뇌하는데 성공

    말갈족. 변방의 소종족으로 천년을 살다가 북중원을 통합. 이후 다시소종족으로 밀렸다 중원티벳몽골을 전보통일. 이후멸망하여 현재는 멸종직전

    수천년간 자신의 생존을위해 상황에 맞춰 이합집산할뿐
    위대한 종족이라는건 없음
    영웅도 시대와 상황이 손을 들어주지 않으면 어김없이 패망할뿐
  • K I T V S 2015/07/10 15:34 #

    흠, 한족이라는 것도 화북, 강남, 동북, 서남의 중국인들의 문화와 언어가 전혀 다르고 혈통도 다르지만, 한족이라는 미명하에 하나가 될 수 있는것도 신기하고 그 강대한 유목민족들도 나름 문화가 있을텐데 어찌하여 허망하게 승자임에도 녹아져서 사라진 것도 어떤면은 신기.

    환상이라고 하면 로마제국에 대한 환상부터 저 스스로가 깨긴 깨야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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