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2/12 19:29

<서평> [통일은 오고 있는가]를 읽고 이세계의 고문서 (장문)


네이버 부흥카페의 역사 서평 이벤트 행사 당첨으로 인해 책을 받고 서평 이벤트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빠른 속도로 책을 읽었고 어느 정도 생각을 정리한다음 평을 써내려 가겠습니다.

일단, 기대했던 것과 달리 개인적으로 실망이 큰 도서였습니다. 수많은 통일 서적이 존재하고 개인의 가치관과 정치적 지향점 때문에 통일의 방향성과 구체적인 방안, 근거를 볼 수 있었는데 나필열 교수님이 쓰신 이 책은 이야기로써의 감정 전달은 효과적으로 다가올 수 있어도 통일을 위한 방법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갸우뚱하는 느낌을 줍니다.

자세한 것은 책의 각 항목을 꺼내면서 얘기하겠습니다.


 


<1장과 2장. 분단의 숨은 이야기 / 실패한 통일전쟁>

 

*언뜻 보기엔 이 책은 흔히 '6.25 전쟁이 대한민국의 북침이라던지', '북한이 공격하도록 미국과 한국이 유도했다'라고 말하는 세력들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중도적인 발언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저자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맥아더 장군과 트루먼 대통령이 '한국인들에 대한 죄책감으로 북진통일을 감행했다'라는 서술로 미국에 대한 우호적인 모습도 그리나, '소련군을 한반도로 유도시킨 분단의 원흉은 미국'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합니다. 확실한 건 6.25 전쟁의 확실한 원흉과 주체는 김일성과 박헌영이라는 명확한 주체가 있다는 점인데 그들보단 소련과 미국에 더 책임이 있다고 판단해버리는 서술을 주로 쓰신 것 같습니다.

 


<3장과 4장. 한국전쟁의 세계적 여파 / 냉전의 쌍곡선>

 

*절대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6.25 전쟁이었지만 <그나마 전쟁으로 인해 우리에게 얻어진 각성>이라는 식으로 열거된 사항들이 있는데 일제시대까지만 해도 남아있던 신분사회의 흔적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 내용은 책에 나오지 않습니다)을 들 수 있는데 저자 분께선 그런 것보단 '확실한 전면전의 공포로 인해 더 이상 큰 규모의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되었고 이 땅을 재건해야 한다는 명목 하의 평화가 길어졌다'라는 것을 그나마 다행인 일로 서술하시는데..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인데 곳곳에 '덕분에'라는 문장이 거북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엄연히 냉전은 보편적인 시각으로 봐도 폭압적인 정치를 지닌 소련이 미국을 이기고 싶어 무리한 군비증강을 이루다 태생부터가 글러먹은 경제체제로 인해 점점 쇠락으로 이어지다 마침내 해체로 끝난 시대로 보는데 '미국은 이긴 것이 아니라느니', '이라크 전쟁의 후유증으로 미국의 앞날은 불투명하다'라고 말하면서도 중국에 대해선 '소련과 다른 길을 걸었기에 합리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라는 서술로 미국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비교하는 분위기를 띄워 주기도 했죠.

 


<5장부터 종장까지...>

 

*여기까진 다른 저자들과의 시각차이라고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이제부터 마지막 장까진 (제 기준으로 볼 땐) 실망스러운 전개가 진행됩니다. 가장 큰 이유로는 "흡수통일은 절대로 안되니 오직 영세중립화를 해야만 해. 안 그러면 미래가 큰일나!" 라는 식으로 저자의 주장을 밀어붙이는데 '중국이 미국의 영향을 받는 대한민국의 북진을 반대한다'는 절대로 해결할 수 없는 과제라는 식으로 못 밖습니다.
 

그런 현실을 설명하는 것은 그렇다 쳐도 '영세중립화'이 최고다라는 말만 반복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조건과 그 조건을 이루기 위한 현실적 준비에 대해선 제대로 말한 것이 없습니다. '북한이 아닌 우리부터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영세중립화를 선언한 다음 북한을 설득 혹은 변화 시키기 위한 방법은 없다는 겁니다.

엄밀히 말하면 현재 남북관계는 물론 동북아시아가 불안한 이유는 멋대로 행동하며, 약속도 항상 파기하는 북한의 이상한 자세였고 그러한 북한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못 하도록 현상유지를 선호하는 중국의 태도가 문제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세중립화를 선언하면 어떠한 이유로 중국이 북한에 개입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냥 '중립국이 되면 미군철수를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일본 중국 러시아 모두가 한국을 인정하고 건드리지 않는다'는 희망만이 가득찹니다. 애석하게도 중국은 날이 갈 수록 무섭게 거대해지고 있고 이런 중국에 그나마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현실에서 영세중립화로 오히려 군축을 해버리면 중국에 대한 대비는 어떻게 되는 건지 감도 안 잡힙니다.

이에 앞서 남북한이 처한 현실 속에서 각각 위기에 치달은 남북사회를 설명하는데 솔직히 통일이 필요한 이유로는 설명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봅니다. 북한은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피폐해졌다는 말에는 공감하지만 우리나라가 제대로 정신적으로 사회가 성숙하지 못한 상태를 말하는 것과 통일이랑 무슨 상관인지 이해가 가질 않았거든요. 통일의 필요성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서술이었습니다.

 

이런 점에선 똑같이 통일의 당위성과 그것을 이루는 방법과 통일을 이루면 일어나는 이점과 혼란을 자세히 서술한 박세일 박사의 <선진 통일 전략>과 비교하고 싶습니다. 선진 통일 전략에선 현재 대한민국이 갖고 있는 문제점(더 이상 시장을 개척할 수 없을 정도로 발달한 한국사회 및 고령화로 인한 인력감소)을 서술하고 그것을 푸는 방법이 자유통일이며 통일이 되면 새로운 시장개척과 북한 주민들을 재교육 및 북한 땅을 재개발하는 일로 새로운 경제지역이 탄생하면서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속도를 예전처럼 되돌릴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 그것을 위해선 중국에게 끊임없는 자유통일을 위한 설득과 북한주민들을 구출할 수 있다는 각오와 급변사태가 일어날 시 바로 국군을 투입해야 한다는 추가사항을 말하십니다.

그런데 이 책에선 그러한 전략이 보이지 않습니다. 저자는 '그저 개념을 설명하고 그것을 후대인들이 더 자세하게 통일방법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라고만 나옵니다. 새로운 개념의 필요성을 설명한 것 치곤 너무 장황한 주장과 빈약한 근거가 있습니다. 영세중립화 및 의원내각제를 이루면 모든 것이 잘될 것이다라는 희망이 가득찬 말만 이야기합니다. 의원내각제의 현실성과 단점 및 영세중립화의 치명적인 오점에 대해선 아무런 대비책도 보이지 않았고요.

 

마지막으로 새로운 정치체제와 국가시스템의 필요성을 말할 때에도 북한의 주체사상을 비판하면서도 은근 대한민국의 현재 헌법과 사회시스템을 부정하거나 나쁘다는 인식을 심어주기도 합니다. 완벽한 국가는 존재하지 않지만 서구 국가들에게도 인정받은 60년 역사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사회를 무시하는 느낌을 주고요. "어차피 정치인들은 그 어떤 대안도 내놓지 못하니 미래의 새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선 민간활동이 우선되어야 한다. 지식인들과 언론의 힘이 필요하다"라는 부분은 마치 새로운 혁명을 해야한다는 뉘앙스도 느껴집니다.

 


<종합적인 평가>

 

*전체적으로 (제 기준이지만) 별로 환영받을 만한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개념을 심어준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거기까지였고 '이러이러하면 무조건 좋은 일이 일어난다'나 '이러이러해서 우린 절대 못 한다'라는 생각으로 가득찬 아쉬움이 많았던 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차라리 이 책보단 위에서 언급한 <선진 통일 전략>이나 <한반도 블루오션, 자유통일> 혹은 <대동강의 기적>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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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바탕소리 2015/02/12 20:03 # 답글

    후반부 내용만 놓고 보면 옛 솔까역사(현재 솔까역사는 다른 사람)가 약 팔기 좋은 내용이로군요.
  • K I T V S 2015/02/13 12:59 #

    미군철수 항목만 본다면야... 그거 말고도 현 대한민국 체제를 안 좋다고 바꿔야한다는 점에서 뭔가..
  • m 2015/02/12 22:29 # 삭제 답글

    개인적으로는 통일을 원하는 자들은 "북에서 pro-western의, 혹은 적어도 완전 pro-chinese은 아닌, 독립국으로 있는거", 그리고 "한국이 하는 통일" 중 왜 통일이 좋은 지는 설명해야 한다 생각합니다.

    전자에서도, 싼 labor cost은 독립국가 북한에 공장 세우면 되는 것이고, 부동산이라던가 자원도 그냥 한국이 'investment' 형식으로 개발하면 되는 거고 (그리고 많은 경우 토지에 보상이런거도 그 비용이 덜 들거고요)

    완전 pro-chinese 아니라면, "미국, 일본 등과 말해서 military의 지원도 한국이 제공하던가" 아니면 "북한 독립국의 pro-russian policy로 중국 벗어나기"를 하면 사실 한국으로부터 오는 중국의 threat도 상당부분 제거되고요.

    민족이라는 notion이 사라지는 지금에 와서는 한국인들이 부담이 자기들에게 덜 가는 "rogue state 아닌 rational 북한"을 택할듯 한데 (아니 솔직히 말해서는 완전 pro-chinese의 북한이라도 부담이 덜 된다는 이유로 택할 사람은 많습니다.)

    이런 부분에서는 거의 모든 서적들이 설명이 없더군요.

    (더 말하자면 또한 human rights violation도 북이 비교적 rational regime이면 지금처럼은 안할거고 international community의 말을 더 따르겠죠. 지금처럼 hermit country도 아니니 사람들이 더 그런 violation을 잘 알거고요.)

    개인적으로도 사실은 한국의 여러 단체라던가 interest 때문에 중국, 홍콩이 하던거처럼 어느정도 분리하면서 통일의 부작용을 없애는 방향으로 가는게 그리 쉽다고는 생각 안하는지라 사실은 그냥 북이 붕괴되고 친중 쪽으로 안가더라도 통일 방향이 아닌 독립 북한이 만들어지는 쪽으로 가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 K I T V S 2015/02/13 13:56 #

    저도 그래서 '조선민국'이라는 가상의 미래북한을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국군의 북한 수복보다도 솔직히 전 가능성이 적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솔까역사같은 생각을 지닌 국민들이 많은 것도 안타깝네요.
  • m 2015/02/13 14:32 # 삭제

    뭐 그렇게 볼 수도 있겠죠. 하지만 한국인들이라는 사람의 요즘을 보면 민족감정보다는 자기의 interest에 움직여, 세금부담이라던가가 된다면 그냥 북을 독립국으로 라고 할거라는 생각이 더 듭니다.

    한국의 정부는 아직도 nationalistic sentiment를 만드려 한다만 한편으로는 multiculturalism을 애매하게 말하는 등 이상한 행보를 보이는데 (개인적으로 이민자 assimilation 정책으로 갈거고 캐나다 같은데처럼 진짜 multiculturalism을 할거도 아닌데 이런 말을 하는 한국의 정부 자체가 생각은 없다 생각합니다. 그런 말을 할거면 애초에 나라를 아예 immigrant country로 하던가요) 그런 한국에서 그렇게 자기 interest를 버리고 nationalism만으로 통일이라 무작정 말할 한국인은 많지 않다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인의 nationalism이 참 shallow하다 생각합니다. 개인적 경험이 많이 말하자만 긴 일이지만요.)
  • K I T V S 2015/02/13 18:31 #

    사실 저는 정말 국민들과 정부가 결단적인 생각을 잠시라도 가져서 박세일 박사나 김성욱 대표가 말한 대로의 자유통일을 신속하게 진행했으면 좋겠습니다. 자칫하다간 10년 아니 5년 만 지나면 정말 m님이 걱정하시는 그런 사태가 확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요...
  • m 2015/02/13 19:50 # 삭제

    저는 외국의 사람인 입장이라 큰 생각은 없지만 (긴 스토리이긴 하다만 family heritage로도 완전 korean은 아니고요. 지금은 잠깐 한국에 있습니다.), 다만 한국인을 위해 북의 나라가 상식적인 independent country을 하거나 중국-홍콩의 one country, two systems를 순조롭게 최소 20년 정도는 따라주면 한국인 입장에서는 좋을거라는 생각 정도죠.

    사실 이렇게 말은 하지만 외국의 사람이 괜히 남의 나라에 이런 political opinion을 괜히 말하는 거도 좀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군요. 그래도 답답해서 말은 하지만요.
  • K I T V S 2015/02/13 21:11 #

    헉.. m님은 그럼 동포신거군요! 그래도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궁금한거지만 동포 중에는 애국적인 korean들도 있지만 신은미, 황선같은 정말 이상한 사람들이 침투해서 종북사상을 퍼트리고 있다는 소리가 있는데 그런 분들을 만나진 않으셨는지요?
  • m 2015/02/13 22:00 # 삭제

    제가 그 이야기를 하려하면 사실 어느 특정 지역을 안 말하기가 어렵더군요. 그런 말 안하고 싶은데 하게 됩니다...... 그런 사람을 꽤나 보긴 했는데 거기서야 그냥 말 안하고 지내죠. 어차피 사람도 얼마 안되는 곳에서 남하고 사이 안 좋아질 일도 없고......
  • 까진 핵펭귄 여뫙 2015/02/13 11:45 # 답글

    스탈린같은 경우는 옛날 군사정권 시절부터 북괴 남침의 흑막으로 선전된 바가 있어서 그 점은 그 시대 사람이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오류라고 생각하네요. 뭐 분명히 뒤에 밝혀진 바로는 김일성 박헌영이 주범이고 스탈린은 큰형님한테 감히 보고를 가라로 쳐 올려놓고 침공작전 진행한 그놈들 뒤에서 똥이나 치워주던 나름 안습한 역할이었지만, 아무튼 허접한 공화국군을 밟기 위해 소련제 무기로 지원을 해준 것도 사실이구요.(소련제 땅크를 상대할 수단이 없어 수류탄으로 자폭하던 용사님들의 비극을 생각하면 뭐 백번 까여도 상관 없을 소련이라...) 오히려 그동안의 인간백정질로 공포의 대마왕으로 익히 잘 알려진데다 강제이주정책으로 한인들 탄압하던 것도 사실이라서, 설사 침공작전의 메인에선 탈락하더라도 여전히 칭기즈칸에 이은 한민족의 원수로 취급되는 게 타당하기야 할 겁니다.
  • K I T V S 2015/02/13 13:01 #

    저기선 동유럽에 이어 아시아에도 자신의 힘을 넓혀보자라는 스탈린의 음모가 드러나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진정한 주체는 혹부리우스죠;
  • 2015/02/13 23:0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2/14 00:2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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