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12 14:28

[영화관람] 드라큘라 - 전설의 시작을 관람하고... + etc. 비밀의 정원 (소감문)

[단편] 저승 카페에서의 한탄

(※주의 : 결말 누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일단, "적당하게 훈훈하고 공포성이 전혀 없는 적당한 시대극 판타지 + 대체역사 액션 영화"라 생각합니다.

전 사실 이 영화를 오래 전 부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2005년 쯤, "드라큘라 - 이어 제로 (Year Zero)"라는 영화가 제작되기 시작했으며 감독은 '다크 시티'와 '아이, 로봇(I, Robot)'을 연출한 알렉스 프로야스가 맡기로 한 점이었다는 것. 그리고 드라큘라의 모티브라 알려진 옛 루마니아의 발라히아 공국을 통치한 '블라드 3세 (가시공 블라드)'를 다루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렇지만, 몇 년이 지나도 제작에 난항이 생기고 감독들도 여러번 바뀌고 주연배우도 여러번 바뀌는 악재가 겹치다가 1, 2년 전에 '호빗 3부작'과 '신들의 전쟁'으로 유명한 루크 에반스가 주연을 맡아 드디어 빠른 제작을 통해 올 해에 개봉되기에 이르렀습니다.

블라드 3세를 다룬 영화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순수한 인간적인 역사 드라마로 만들어진 건 공산정권 시절 루마니아에서 제작된 'Vlad Tepes (1982)'가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비디오로 발매된 '다크 프린스 (2000)', 그리고 아르메니아에서 제작된 '블라드 (2003)'도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 잔인하지만 치밀한 전략가이자 오스만 제국에 정면도전하는 용감한 정치인으로서의 블라드 3세를 그리고 있고, 나머지 두 영화는 블라드 3세의 악행과 잔혹성에 초점을 맞춘 호러영화로 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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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영화들 말고는,

그 전까진 브람 스토커의 소설에서 파생된 설정을 기반으로한 수많은 영화, 소설, 게임, 문학을 다룬 흡혈귀 매체가 지구 상에 나타났지만 엄연한 현실과 동떨어진 허구 속의 이야기를 삼거나, 드라큘라 '백작'이 옛날엔 어떤 모습이었는가? 하는 주제가 나오면 파편적으로 하나의 이미지만 나오는 형식이었지.. 그 이면에 숨겨진 루마니아의 역사 속 인물이나 그가 어떻게 그런 이미지를 갖게 되었는지에 대한 주제를 지닌 창작물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기껏해야 소설 히스토리언 , 만화 헬싱, 게임 악마성 시리즈 정도였지요.

물론 여기엔 또 다른 맹점이 있습니다. 원래 루마니아의 강감찬, 을지문덕이라 부를 정도로 그 나라 사람들에겐 자랑스러운 민족 영웅이 왜 한낯 사악한 흡혈귀로 바뀐 것. 이것에 대해 여러 창작자들이 재미를 위해 뒷이야기와 설정을 집어넣었지만 그게 부작용으로 루마니아 사람들에겐 참으로 뭐라 말하기 힘든 묘한 기분을 안겨준 것인 점 입니다.

이는 두 사람의 잘못(?)이 큰데.. 한 사람은 당연히 모든 흡혈귀 소설물의 아버지라 불리는 브람 스토커가 괜시리 이름이 멋져서 악당의 이름을 드라큘라로 짓고 장소를 루마니아로 고정시킨 점. 또 다른 사람은 로저 젤라즈니와 함께 미국 현대 SF, 판타지 소설을 이끈 거장 프레드 세이버헤이겐인데.. 그가 쓴 소설에서 "드라큘라는 발라히아의 가시공 블라드로다!"라는 말을 써버린 바람에.. 드라큘라 백작 = 블라드 3세 공작이 공식이 된 설정이 전 세계로 흩어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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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본론으로 넘어와서 루크 에반스 주연의 '전설의 시작'은 이 전의 블라드를 다룬 영화와 조금 다른 노선을 걷고 있습니다. 이 전까진 블라드의 엽기성과 잔인성을 중점에 맞췄는데 비해.. 이 작품의 블라드 공작은 흡혈귀가 되는 이유도 철저하게, "나라를 위해, 백성을 위해, 아내를 위해, 아들과 또래 아이들을 위해"라는 슬로건으로 살아가는 정의의 사도로 나온다는 겁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물론 초반에 블라드 공작을 설명할 때에도 그는 한 마을 사람들을 모조리 몰살하고 공포로 공국을 통치한다는 설명을 합니다. 하지만 그 정도 뿐이고 영화 내내 블라드는 자국 백성들을 걱정하고 자신이 잘못되서 백성과 가족들이 잘못되면 어쩌냐하는 자애로운 군주로 묘사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블라드는 수 백년을 살아간 어떤 흡혈귀의 동굴로 들어가서 나라를 지키기 위한 힘을 얻기 위해 스스로 흡혈귀가 되길 자처합니다. 3일을 참으면 인간으로 돌아간다는 시험을 안고 그 안에 최대한 자신의 라이벌인 메흐메트 2세와 그 휘하의 오스만 대군을 무찌르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여기서 아쉬운 점은, 병사들을 이끌고 전략을 짜서 전투를 벌이는 게 아니라 혼자서 오스만 군을 다 쓸어버리는 점 입니다. 아무래도 제작지 난항 때문인지.. 공작 전하께서 혼자 오스만의 보병들을 다 쓸어버리는 기염을 토하는 것이죠.

적들을 다 박살내고 계속 기지로 돌아와서 백성들과 군사들을 안심시키고 중간마다 피를 갈망하는 유혹을 열심히 이겨냅니다.

그러나.. 메흐메트 2세가 보낸 자객들에 의해 아내와 아들이 죽을 위기에 처하고 박쥐떼로 변신한 블라드는 아들을 구해내지만, 아내는 결국 구해내지 못하고 하필 그 시간이 3일이 다 되가는 날이었기에.. 아내도 죽고 나라도 멸망할 위기에 처한 블라드는 결국 아내의 부탁을 받아들이고 영원히 흡혈귀로 살기에 이릅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가족을 잃은 백성들도 흡혈귀로 만들고 마지막엔 오스만 제국군을 모조리 쓸어버리지만, 구출해낸 아들을 노리려는 백성 흡혈귀들에게 호통치고 스스로 자살하는 선택으로 백성 흡혈귀들을 다 죽입니다. 아들을 구하기 위해서..

물론 집시에 의해 다시 살아나고 현대로 시간이 흐른 후, 아내와 닮은 여자의 이름을 물어보니 '미나'라고 부르면서 소설 드라큘라를 따라가는 듯한 뉘앙스와 블라드에게 힘을 준 흡혈귀가 그 둘을 따라가면서 음흉한 미소를 짓는 것으로 후속편을 암시하는 분위기를 뽐내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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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지인들도 이 영화를 그리 좋게 평가하지 못하덥니다. 너무 평면적이고 형식적이라고. 그리고 블라드가 너무 전략이 뒤떨어지고 싸움도 못한다고! 하지만 전 그럭저럭 재밌게 봤습니다. 흥미있는 역사적 인물을 재구성한 시대극 판타지이기도 하지만..


(출처 : 네이버 영화)


물론 저도 아쉬움이 있습니다. 백성들이 공작 전하, 공작 각하라고 불러야 할텐데 블라드라고 이름을 부른다거나..
아무리 악마로 오인했다 하더라도 자기 나라의 주군을 함부로 불에 태워 죽이려고 했던 점이나..
이러한 상황이 너무 뜬금 없었다는 점도 있었죠.

게다가, 흡혈귀물이라 하더라도 드라큘라의 뜻은 '용의 아들'이라는 발라히아어이니..

박쥐떼로 변신하다가 맨 마지막엔 거대한 용으로 변신해서 적들에게 브레스를 발사해서 태워버리는 화끈함도 있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이에 맞서 메흐메트는 알라의 축복이 가득한 거대한 진으로 변신해서 용으로 변신한 블라드와 대지에서 1:1 대결을 벌이기도 하고..


아, 이러면 너무 나갔네;; 아무튼 이 세계의 동유럽은 블라드 공작께서 흡혈귀로 변신해서 메흐메트를 일찍 죽여버렸으니 더 이상 오스만군이 진출하지 못했고 루마니아와 헝가리를 위시한 동유럽 국가들은 구원받은 대체역사라 할 수 있습니다!
(마치 도르곤이 일찍 죽은 '최종병기 활'과 같은 기분이랄까..)


개인적으로 저도 블라드 3세를 다룬 설정과 그에 기반한 세계관을 짜고는 있으니 제게 좋은 참고가 될 수 있는 작품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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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동굴아저씨 2014/10/12 15:41 # 답글

    어라...메흐메트에 의해서 죽었다가 나중에 부활하는 스토리일줄 알았더니 반대군요.
  • K I T V S 2014/10/12 15:42 #

    오히려 메흐메트가 블라드에게 피 빨려요..ㅋㅋㅋ
  • 동굴아저씨 2014/10/12 15:43 #

    으아닛?!
    숨겨왔던 나의....!?
  • K I T V S 2014/10/12 17:27 #

    그런데 피빨리면 흡혈귀가 된다는데.. 메흐메트는 이상하게도 피빨려 죽었는데도 흡혈귀로 소생하지 않습니다;;; ㅋㅋ
  • Megane 2014/10/12 19:09 # 답글

    행인1 :드라큘라는 발라히아의 가시공 블라드로!!
    행인2 : 뭐엇!!(행인1을 밀치고 드라큐라 백작을 보러간다. 넘어져서 기절하는 행인 1)
    행인1 : ...저... 사람은... 아니... 아니라고...꼴까닥... (그러나 이미 늦었...)

    그렇게 해서 블라드 백작은 드라큘라가 되었다고 합니...ㅋㅋㅋ
  • K I T V S 2014/10/12 19:41 #

    선입견의 힘
  • 비로그인a 2014/10/12 20:20 # 삭제 답글

    "블라드 3세"의 악행이 정당화될 수야 없지만... 가끔은 그 사람의 원죄는 "힘없는 나라의 군주(!)"의 운명이었던 건가 하는 착잡함도 들더군요.

    여담:
    저 메흐메트 2세 역을 맡은 "도미닉 쿠퍼"... 예전 사담 후세인 아들인 우다이 후세인의 "가케무샤"였던 "라티프 야히아"를 소재로 한 영화 "데블스 더블"의 주연이었죠.
    지금 이라크에 사담 후세인 정권보다 더 정신나간 애들이 설친다는 건 별로 안 중요...
  • K I T V S 2014/10/12 20:26 #

    약한 나라에서 태어났으면서 어린시절 또래의 아이에게 폭행(메흐메트 2세에게)당하고 아버지 드라쿨 2세와 형 미르체아가 정적들에게 생매장당하여 살해당한 슬픔을 겪자 세상에 대한 증오를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떤 면에선 '이 녀석도 실은 이랬어'라는 원전입니다.
  • 비로그인a 2014/10/12 20:28 # 삭제

    의외로... 루마니아에선 블라드 3세를 "민중의 영웅"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 K I T V S 2014/10/12 20:31 #

    '잔인하고 무서웠지만 범죄가 존재하지 않았고 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중세의 성웅'이 루마니아 사람들의 일반적인 인식입니다. 다만, 돈을 벌기 위해서 흡혈귀 컨셉을 더해서 관광객을 유치하는 현실입죠.
  • 그레트헨 2014/10/12 20:33 # 삭제 답글

    따뜻한 면이 있는 군주일 지라도, 잔혹한 면이 있었다면 그 면이 부각되었겠네요.

    블라드 3세가 바로 그 경우였고요.

    나중에 한 번 보고 싶네요. 영화.
  • K I T V S 2014/10/12 20:36 #

    내리기 전에 얼릉!
  • 나는고양이 2014/10/13 00:10 # 답글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가진 지금의 드라큘라 이미지의 기원... 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저도 꽤 재미있게 봤는데, 속편이 제작된다면 동유럽이 그랬던 것처럼 현세 인류에 대한 구원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 K I T V S 2014/10/13 00:49 #

    속편은 인류의 구원이라...ㅋㅋ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겠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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