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3/30 17:17

[영화감상] 웃는 남자를 관람하고... 비밀의 정원 (소감문)

(※주의 : 결말 누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3월 마지막에 본 영화는 이것이 되겠습니다. 실은 엽기적인 마케팅 방법 때문에 말이 많아 포스팅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엔 순수히 감상소감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레 미제라블'로 유명한 빅토르 위고의 걸작을 영화한 작품으로 원래 1928년 도에 한번 무성영화로 만들어 진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나오는 중니공은 굉장히 섬뜩할 정도의 미소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 영화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다크 나이트'의 주변 배경을 알기 위해 공부하던 도중 알게 되었습니다.





(출처 : 위키피디아 영문판)


조커의 외모적 모티브를 제공해 주던 인물이고 1928년 무성영화로 나온 웃는 남자의 인물상은 꽤 무섭게 생겼었고 저 또한 이 원작소설을 읽지 못했기에 비극으로 끝날 이야기이면서도 '살인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굳이 '조커의 탄생'이라는 말도 안되는 엽기적인 문구를 넣지 않더라도 흉터 진 얼굴을 지닌 남주인공과 눈이 안보이는 여주인공의 신비로운 모습이나 후반에 보여지는 귀족연회실의 모습을 보면.. 마치 주인공 '그웬플렌'이 나중에 분노하고 귀족들을 죽이는 것은 아닌지 하는 걱정이 들었었지요;;)





(출처 : 네이버 영화)


하지만 저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고.. (영화만 본 사람으로 치자면) 이 영화(이면서 원작 소설)는 '이전 세대의 권력이 만들어낸 희생양이자 그로 인해 비참하고 안타까운 인생을 살아야 했던 한 청년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첫 인상은 험악하고 거칠게 사는 돌팔이 약장수로 보였던 '우르수스'도 얼어죽을 위기에 처한 그웬플렌과 우연히 길에서 만난 눈이 안보이는 소녀 '데아'를 자신의 방식대로 악착같이 키워내는 모습을 보여주어 어린 아이들을 괴롭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날려주었으며... 영화 내내 보여주는 그웬플렌의 모습은 양여동생이자 연인이자 하나 뿐인 가족인 데아를 보살펴주고 한시도 그녀를 떠날 수 없어하는 청순남이었습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하지만 먹고 살기 위해 자신의 외모를 이용해서 더욱 자극적(...)인 공연을 하던 도중 '여공작'의 눈에 띄었을 뿐만 아니라... 초반에 그웬플렌을 버려두고 다시 찾겠다고 다짐한 박사가 나타나 그웬플렌을 납치하려고 하질 않나...

하필 그의 출생의 비밀이... 알고보니 선왕과의 권력 충돌로 인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던 한 후작의 납치된 아들이었다는 것, 납치한 작자가 바로 그 박사였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그웬플렌의 신분은 순식간에 천민에서 대귀족으로 급상승하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불행은 더 커졌다고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권력 투쟁으로 인한 과거의 비극은 1928년 무성영화에선 초반에 연출됩니다. 하지만 여기에선 후반에 등장하는 후작의 집사가 장황하게 옛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것으로 대신하죠...)


더구나 나름 인간미가 넘치던 하층민이나 평민들과 달리 귀족들은 그웬플렌이 참 귀족이었음에도 외모가 이상하다는 이유로 계속 멸시를 함으로써 웃고 넘어갈 수 있었던 과거의 상황과 달리 '타인의 시선'이라는 분위기 자체가 바뀌었다는 느낌을 보여주었습니다. 자신의 외모로 웃음을 팔았던 배경은 드넓은 바깥이고 달빛이 비취지는 아름다운 밤이었던 것에 비해 귀족들의 비웃음은 폐쇄되어있고 기분나쁜 횃불이 이글거리는 저택의 안이라는 차이점도 그런 느낌을 강화시켜 준 것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워낙 소설을 함축시킨 영화다 보니 평민들의 시선과 귀족들의 시선 중 귀족들이 더욱 위선적이고 더럽다고 주인공들이 느끼게 된 이유를 납득시키는게 조금 약한 것 같은데 아쉬운 느낌이었습니다. 후에 귀족들의 회의에서 연설하는 그웬플렌의 대사도 그렇고요. 분명 인상깊은 장면이긴 한데 조금만 더 당위성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죠...)




(출처 : 네이버 영화)


데아가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걷게 만든 장면이 이 장면이라 느껴집니다. 아무래도 여공작이 거짓으로 데아에게 절망감을 주기 위해(그웬플렌을 자기가 혼자 독차지하려고?) 일부러 데아를 밀실 복도로 불러들인 것 같네요. 그 직후 데아는 또 대저택의 불을 밝히는 노동꾼들에게 몹쓸 짓을 당할 뻔하기도 하니...


이 후, 집사와 여공작의 달라진 태도로 확실히 이야기가 비극으로 끝날 것 같은 조짐을 느꼈고.. 결국 회의에서 연설한 후 실망을 느낀 그웬플렌이 도심 외곽의 마차가 있는 예전의 장소로 돌아와 극약을 먹고 자살하고 있는 데아를 발견, 그녀의 죽음을 눈 앞에서 확인하고 자신도 물에 빠져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비극으로 이야기가 마무리 되는데요.


영화 내내 신비로움과 우울함, 씁쓸함을 잔잔하게 표현해주는 느낌은 '향수'와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이후 오랜만이었습니다. 주인공 그웬플렌의 모습도 무성영화에 비해 굉장히 외모도 세련되어있고 단순히 입이 찢어진 상처로 표현되어 있어 좀 더 자연스러운 사람의 느낌이 들게 만들었지요.

물론 영화를 매우 안 좋게 생각한 사람도 많을 겁니다. 빅토르 위고의 걸작이라고 해서 레 미제라블같은 느낌을 드는 줄 알고 보다가 실망한 사람, 그리고 광고문구만 보고 속아선 조커처럼 살인을 하진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빠진 사람들, 원작을 감명깊게 읽고 그것을 그대로 영상으로 표현할 줄 알고 본 사람들은 모두 안좋게 보더군요.

그렇지만 전 소품이나 미장센 표현을 볼 땐 한폭의 움직이는 그림을 본 느낌이었고 대화 자체가 프랑스어로 진행되었기에 다른 세계에 온 느낌은 확실히 받았습니다. 그런 점에선 굉장히 인상깊은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혹시나 몇몇 상상력이 높으신 분들은 '그 후 그웬플렌은 물 속에 빠진 후 미국까지 떠내려 온 다음 세상에 대한 증오로 조커라는 악인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라고 생각하시진 않는지 걱정부터 들 긴 합니다;;;

덧글

  • 세피아 2013/03/30 18:17 # 답글

    아...... 그럴 가능성이 있죠.
  • K I T V S 2013/03/30 18:27 #

    조커와 연관지을 가능성이겠죠...? ㅋㅋㅋ
  • 티거 2013/03/30 21:54 # 답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조커 삘이 확확 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조커의 악연기와 다른 아주 슬픈 이야기 ㅠㅠ
  • K I T V S 2013/03/30 21:58 #

    조커의 '외모의 모티브'라고만 하면 될 것을.. 마치 미치광이 살인자가 될 것이라는 예고를 붙였으니...ㅠㅠ
    (영화에서 직접적으로 죽는 장면이 나오는 사람은 딱 3명 뿐...;; 그 중 2명은 자살이고;;)
  • 눈물의여뫙 2013/03/30 23:34 # 답글

    그웬플렌이랑 조커는 얼굴만 닮았는데요. 사실 얼굴도 많이는 안 닮았는데.(그웬플렌이 이 설명만 들으면 광대같은 느낌은 전혀 안 나네요. 다크나이트에서도 조커는 원작의 속임수와 폭발물을 이용한 살인패턴들을 기가 막히게 잘 살렸다는 평은 듣는데도 불구하고 별로 개그악당스러운 느낌은 안 들었지만. 아니 이건 조커가 원래 생긴 것만 웃기게 생겼던건가.)
  • K I T V S 2013/03/30 23:36 #

    애초에 영화 자체가 살인이나 파괴하곤 전혀 거리가 먼 작품이예요..ㅠㅠ 어째서 그웬플린이 '세기의 악당' 딱지가 붙어야 하냐고..ㅠ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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