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契累水志 五章「基斗水傳」上
理契累水志 五章「基斗水傳」下
이 기록문은 일종의 대화형 논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세계의 다양한 문화, 지리, 역사, 정치 등을 연구한 학자 잠본이(箴本彛) 선생의 수필이라 할 수 있는데 본문에 글쓴이가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마독교 역사 상 중요한 인물로 알려진 성동공(聖冬公)과 서면장군(西面將軍)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사옵니다.
인정에 감싸인 유려(流麗)한 문체로 성동공의 마음에서 우러난 신앙심과 현실의 잔인함에 대한 분노의 감정이 깃들어 있으며, 종교적 감동보다는 한 분이신 녹목마독하(鹿目魔獨河) 여신님을 받드는 개인의 성찰(省察)의 경향이 주된 특징이옵니다.
이 수필은 위에 설명되어 있듯이 희곡적 대화로 구성되어 있사옵니다. 두 사람의 대화 속에 두 가지의 예화를 인용함으로써 말하는 이와 그것을 기록한 잠본이 선생의 생각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면, 마치 작은 논평을 대하는 느낌이 들 것이옵니다. 그런데도 이런 글이 수필다워 보이는 것은 마독교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을 보여 주기 때문이옵니다.
두 가지 예화 중 하나는, 규배(揆配)에 의해 고통을 받는 옛 대한제국(大韓帝國)의 대장군 고길동에 관한 것이며 다른 하나는, 멸망 직전의 대남극제국(大南極帝國)으로 들어간 대진국(大秦國) 출신 학자 기두수(基斗水) 선생에 관한 것이옵니다. 마독교 성당에서 지겹도록 들을 수 있는 두 가지 예화를 통하여 신앙에 대한 멋진 감상거리를 제공하고 있사옵니다. 두 가지 예화는 모두 인생의 역동성, 또한 자애로운 녹목마독하 여신님의 멋이나 사랑에 대한 비유적인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즉, 도가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신앙심이 무르익었을 때야말로 선행의 힘과 용기를 품을 수 있는 인생을 암시한 것이옵니다!
마독하 여신을 흠숭하는 성도들의 진실된 믿음의 증거로서 제시된 거룩한 자료로 사용되는 문서이옵니다.
<저자 : 잠본이(箴本彛)>
바늘이 들어간 한자명과 같이 날카로운 성찰로 글을 쓰는 것을 즐겼다. 성동공이나 기두수, 린고, 윤소정 선생과 달리 마독교를 독실하게 믿는 사람은 아닌 걸로 추정된다. 하지만 희생정신과 아름다움으로 전 세계 인간들을 구제하는데 노력했던 순교 성인들과 마법소녀 영웅들에 대한 찬미를 많이 남겼으며 그것에 꽤 관심을 가졌다. 말년에는 전 우주와 이세계에서 일어난 모든 이야기들을 하나의 연대기로 엮어 기원전부터 먼 미래에 나타날 예언의 기록을 시대 순으로 기록한 '환상연대기(幻想年代記)'를 저술했다고 전해진다. 본작인 '여신 문답' 외에 마독교를 다룬 저서로는 '어린 호무', '씨디 한장', '마녀섬 ~Magica Island~', '좌창행자의 운수 좋은 날'이 있다.
=== 여신 문답 ===
(대화로만 진행되는 수필이기에 색깔로 구분한다. 파란색이 성동공, 붉은색이 서면장군의 말이다)
"자네, '주배(珠配)'란 우주생명체를 아나?"
"주배라니, 그게 무슨 동물인고……?"
"마독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규배라는 우주생명체의 친척일세. 본산인 일본국 사람들의 말로는 '쥬베'라고 불리지."
"시큼한 색깔을 넣은 놈 말이지, 그게 고양이던가?"
"외계생물이지. 비록 외계생물이더라도 나는 그 주배를 대할 때마다, 방망이를 들고 두들겨 주고 싶어지거든……."
"그건 또 왜?"
"친척인 규배 덕에 신앙을 가진 존경하는 대장군님이 생각나서……."
"존경하는 대장군이라니……, 그 이상한 생명체와 관련된 인물도 있나?"
"있고말고. 내 얘기를 들어 보면 자네도 동감일 걸세. 대한연방(大韓聯邦)의 전신인 대한제국의 대장군, 고길동에 관련된 일화일세. 규배란 놈이 장군을 위협하며 그이의 사랑스런 막내딸 고영희양을 마법소녀로 만들기 위해 스물스물 집에 기어들었걸랑……. 하루 종일, 장군은 엄청난 속도와 완력으로 규배를 때려잡아 자루에 담거나 상자에 집어넣어 바다 속에 빠뜨리는 등 온 갖 술책을 부렸으나 계속 소생하는 규배 때문에 지쳐버렸고 밤 늦게 자신의 딸과 대화하는 규배를 보고는 기절하고 말았다는 것이야. 물론 장군의 일생이 그 이후로 비참하게 끝난 것은 아니라네."
"대장군의 비명소리와 우주생명체에 관련된 점을 이해 할 수 없는데……."
"사실, 나도 그 이후는 잘 모르지. 내가 아는 역사적 사실은 거기까지야. 다만 이 후, 장군은 딸이 마법소녀가 되어 전쟁의 위협 속에 고통받는 대한 백성들을 돕는 것을 보곤 한 분이신 녹목마독하 여신을 흠숭하기로 마음먹은 것이여. 마수라는 유령을 해치운 그이의 막내딸 영희양이 심심할 때마다 껍질을 벗긴 규배의 몸뚱아리는 멍이 든 것처럼 시퍼런데도, 한 번 맛을 들이면 그 풍미(風味)가 기막히거든. 운지(雲芝)나 영지(靈芝) 버섯처럼 고급 약재 축에는 못 들어가도, 술안주로는 그만이었다네……."
"그래서 그 주배인지 규배인지 그놈을 좋아한다는 건가?"
"아니야, 생각을 해 보라고. 목숨까지 바쳐 마법소녀로 활약하다가 소리없이 세상에서 사라진다면 애초에 영혼을 바쳐야 할 거래 대상인 규배나 쥬배라는 생물을 증오해야 하는 거 말야……. 그런데 그러지 않고, 죽는 그 순간까지 슬픔이 오질 않으며, 장렬히 타인을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하는 기사(騎士)로 화생(化生)한다는 거, 이거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지. 우주의 법칙 때문에 어쩔 수 없으면서도 웃으면서 자신을 희생하는 마법소녀들을 제쳐 두고, 내가 쥬배를 방망이로 두들기고 싶다는 연유가 바로 이것일세."
"그럴싸한 얘기로구먼. 화를 내지 않고 자애롭게 세상을 바라본다……?"
"그저 온순해지는 것만이 아니라, 그러한 마법소녀들로부터 우주를 떠받치는 자애로운 여신님의 미소를 맛볼 수 있다는 거, 그것이 중요한 포인트지……. 남들은 나를 이글루수(理契累水)의 식자나 마독교 선교사로만 치부하지만, 붓 한자루와 마독교 전승으로 살아 왔다면서, 나는 한 번도 녹목마독하 여신만한 신앙의 대상을 만나 본 적이 없다네. '저굴린(低掘燐)이 십 년 수련하면 울투라리수구(鬱鬪螺理水具)를 때려잡는다.'는 속담도 있는데, 기도를 한 번 씩 드릴 때마다 자네가 믿는 여신인 추산령(秋山澪)과 악기를 연주하는 것 마냥 긴장을 해야 하다니, 망발도 이만저만이지……."
"역지덕지(易地悳之)라지 않나……. 긴장 되더라도 여신님의 입장을 이해할 수만 있다면 오죽 좋아 ……."
"그런 건 좋게 하는 말이고, 잘라 말해서, 녹목마독하님이나 주배만큼도 문리가 나지 않는다는 거야……. 이왕 기도라도 제대로 하려면, 하다못해 숲 속에서 나는 법인이 아니라 자연인이라고 큰 소리로 외칠 정신은 돼야겠는데……."
"증오 받아야 할 짐승이 증오받지 않고, 대신 그 증오를 여신에 대한 사랑으로 승화시킨다는 것인가? 멋있는 얘기로구먼. 그런 얘기 나도 하나 알지. 주배의 경우와는 좀 다르지만……."
"무슨 얘긴데……?"
"자네는 까먹었나? 자네의 친구 기두수 생원의 뒷이야기 말일세. 기생원이 대남극제국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오랜 만에 뗏목을 갈아타는데 불란서(佛蘭西)의 불사신, 성일이만(聖日爾曼) 백작(伯爵)을 만난 것이야. 몇 백년 만의 재회에 감격해서 자신이 기록했던 마독교 전승기록문을 성일이만에게 주었는데, 그이가 구라파 대륙의 자신의 고향까지 돌아와서도 코트 속에 넣어 둔 채 까맣게 잊어 버리고 있었다나. 뒤늦게야 생각이 나서 전승기록문을 꺼냈는데, 눈 앞에서 빛나고 있던 것이라! 그날 밤을 새도록 읽어두었더만 그 전승에서 느낀 감동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더란 거 야. 그 뒤부터 백작의 저택에서는 마독교 신앙을 위한 성물을 가져온다거나 식사나 산책을 끝내고 나선 항상 끝마다 '마멘'을 붙였다는 것이 가풍(家風)이 됐다는데, 옛 정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뭔가 깨달음하고도 상관 있는 얘기 같지 않아……?"
"말씀을 받든 그 '타이밍'이 어렵겠군……. 감동한다는 말을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이를테면 미수사약하(美樹思約夏)이니, 파마미(巴摩美)니 하는 성녀들의 이야기도 생짜 제 맛이 아니고, 녹목마독하 여신님을 체험하면서 함께 느낄 수 있는 맛이라고 할 수 있지……. 그건 그렇다 하고, 우리 나가서 마독교 성당으로 한 번 가볼까? 여신상에 경례도 할 겸……."
***이번엔 聖冬子님과 셔먼님을 넣었습니다^^ 큐베 패던 호무보단 재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ㅠㅠ
================ 주해 ================
녹목마독하(鹿目魔獨河) : 카나메 마도카
규배(揆配) : 큐베
주배(珠配) : 쥬베
미수사약하(美樹思約夏) : 미키 사야카
파마미(巴摩美) : 토모에 마미
좌창행자(佐倉杏子) : 사쿠라 쿄코
대진국(大秦國) : 고대 로마제국
기두수(基斗水) : K.I.T.V.S
구라파(歐羅巴) : 유럽
불란서(佛蘭西) : 프랑스
성일이만(聖日爾曼) : 생제르맹
서면장군(西面將軍) : 셔먼 님
추산령(秋山澪) : 아키야마 미오
잠본이(箴本彛) : 잠본이님
저굴린(低掘燐) : 스타1,2의 저글링
울투라리수구(鬱鬪螺理水具) : 스타1,2의 울트라리스크
*원작 : 피딴 문답
이글루스 가든 - 대한마독교 이글루스 지부
덧글
이에 소설로 대답했으니 한번 보시와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http://www.seelotus.com/gojeon/hyeon-dae/su-pil/pi-ddan-mun-dab.htm
'하다못해 숲 속에서 나는 법인이 아니라 자연인이라고 큰 소리로 외칠 정신은 돼야겠는데'에서 대폭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