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딩, 고딩을 거치면서 세계사에 관련된 서적들을 읽어보면 그 때마다 나오는 모습을 보자면...
몽골군이 등장하기 전, 그들에 의해 박살나기 전의 여러 나라들을 보면 굉장히 화려하고 아름답다는 묘사가 많았습니다.
국내에서던, 일본에서던, 서양에서던 출판된 여러가지 만화, 소설, 인문 서적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비슷한 부분을 찾을 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중세'라고 부르는 기간에는 서유럽(영국, 프랑스, 독일 주변국이 속한 지역)은 가장 낙후되었고 동유럽은 비잔티움 제국(동로마)의 영향으로 상당한 체제가 성립되어 있었다는 것. 더구나 서아시아에 속한 이슬람권 국가들은 서유럽보다 훨씬 더 강력한 사회체제와 발전된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중앙아시아는 중국에 있던 송나라와 서아시아의 압바스왕조를 비롯한 이슬람 왕조들과 교류하면서 나름대로 강력한 체제를 구축하고 있었고요. 고려는 말할 필요도 없었죠!
그 1세기 경 로마와 딱 천 년후의 11세기 경 로마를 비교해봐도.. 이놈의 중세 유럽국가들은 하나같이 인구가 로마시대에 비해 초라한 규모를 가졌는지.. 로마가 자랑하던 하수도나 도로 정비 능력은 어디로 버렸는지 몰락한 것도 안타까워 보였지용..
(중세의 다른 대륙 문명을 소개할 때 꼭 영국의 런던이나 프랑스의 파리랑 비교해서 중세 서유럽을 깎아내리는 풍조도 강했고 말입니다..)
그런데.. 13세기 경, 몽골군이라는 '무적의 군대'가 유라시아를 휩쓸면서 중국, 중앙아시아, 서아시아, 동유럽을 철저하게 파괴시켰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실것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엄청난 피해를 입어서 황룡사 9층 목탑과 같은 고귀한 거대유적지들을 모조리 잃어버리는 참극도 겪죠. 또 그거에 비해서 서유럽과 일본은 가까스로 앞의 네 곳에 비해선 미미하거나 아예 침략을 받지 않았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서유럽 연합군이 바투의 군대에게 박살난 것이나 일본에 잠시 상륙한 여몽연합군이 일본군을 도륙하고 있는 일도 있지만... 솔직히 키예프 공국이나 압바스 왕조의 대파괴에 비하면 약하죠;; 물론 14세기의 흑사병은 예외로 칩시다.근데 흑사병은 중국과 고려, 중앙아시아와 서아시아, 아프리카에도 퍼졌었잖아;; 유럽만 당한게 아니지;;)
생각해보면.. 일본이나 서유럽은 몽골의 피해를 적게 받거나 아예 받지 않았기 때문에 온건하게 사회를 유지할 수 있었고 십자군 전쟁이나 다른 여러가지 이유로 서아시아나 비잔티움이 지리멸렬해진 상황에서 그들이 남긴 문화와 경제, 기술들이 유입되면서 서쪽의 아메리카 대륙(근세 초기까진 인도로 알았지만;;)으로 가야겠다는 욕망이 뿜어져 나오고 결국 근성으로 배들을 만들어 서쪽 대륙에 안착하여 원주민들을 도륙(...)하며 막대한 자원들을 유럽으로 끌고오면서 산업혁명이 일어날 수 있게 만드는 토대를 만들어주었고 후에 '열강'이 되면서 나름 거대제국을 꾸려 정리하면서 살고 있던 서아시아의 오스만, 남아시아의 무굴, 동아시아의 청나라등을 지근지근 밟아주고 여기에 '서양의 마수에서 운좋게 벗어난' 일본까지 마수를 뻗치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고 보는게 대부분 보편적인 사람들의 관점인 것 같아요;;
따지고 보면 흔히 아랍인들이 "몽골놈들만 아니었으면 우리가 핵무기를 만들고 있었을꺼야!ㅠㅠ"라고 한탄한다지만 이것을 비웃는 사람도 있는 반면에, 안타깝다고 함께 공감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네요. 저도 후자에 가까운 입장을 취하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로마제국이 멸망한 후 수도원에서 노력하는 것 빼곤 모든 면에서 후퇴해버린 유럽에 비해 서아시아의 이슬람 제국들은 최대한 비잔티움과 교류하면서 열심히 살았었던 건 사실이며 러시아의 전신인 키예프 공국 역시 굉장히 합리적인 정치를 지닌 나라로 묘사되는 데 몽골의 지배 이후엔 민중의 목숨을 파리만도 못하게 여기는 철저한 전제군주정으로 돌변해버리는 것도 공통적인 관점이라고 하니깐요.
사람을 비유로 보더라도 살인미수나 강간미수와 같이 끔찍한 고통을 겪은 사람은 사회로부터 버림을 받거나 사회 그 자체를 공포스러운 것으로 여긴채 몸과 마음이 망가져 제대로 생활할 수 없는 트라우마를 겪게 됩니다. 그것을 국가로 확대하면 달라질 수도 있지만 비슷한 것도 없지 않나 생각하니깐요. 바그다드나 키예프, 사마르칸트(티무르가 재건하긴 하지만), 금성, 수사 등.. 자신들이 자랑스러워하거나 오랫동안 역대 왕조를 통해 축적된 모든 건물들이 농축된 도시의 모든 것들이 몽골군에 의해 파괴되고 불타 사라지며 주변의 농토도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망가뜨리니 사람들이 받을 상처감은 얼마나 되었을까요;;
이렇게 상처를 받은 나라들 중에서 나중에는 오스만이나 명나라, 청나라, 무굴제국과 같은 예외사례도 있고 러시아도 결국엔 열강이 되지만 서유럽에 비해선 뭔가 하나씩 부족한 모습을 보였고 19세기 들어선 서구 열강과 비교해볼때는.. 모두 하나같이 맛이간 모습들이었으니깐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서구유럽 열강이 정상이라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확실히 몽골군의 공격을 직접적으로 맞이했던 이들은 몽골과 가까운 존재들이었고 그보다 멀리 있던 서유럽이나 동남아시아, 일본은 그 피해를 적게 받아 상대적으로 국가적 트라우마를 적게 받았고 이것 역시 훗날 역사에 어떤 영향을 끼치진 않았을까? 합니다.
몽골군이 등장하기 전, 그들에 의해 박살나기 전의 여러 나라들을 보면 굉장히 화려하고 아름답다는 묘사가 많았습니다.
국내에서던, 일본에서던, 서양에서던 출판된 여러가지 만화, 소설, 인문 서적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비슷한 부분을 찾을 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중세'라고 부르는 기간에는 서유럽(영국, 프랑스, 독일 주변국이 속한 지역)은 가장 낙후되었고 동유럽은 비잔티움 제국(동로마)의 영향으로 상당한 체제가 성립되어 있었다는 것. 더구나 서아시아에 속한 이슬람권 국가들은 서유럽보다 훨씬 더 강력한 사회체제와 발전된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중앙아시아는 중국에 있던 송나라와 서아시아의 압바스왕조를 비롯한 이슬람 왕조들과 교류하면서 나름대로 강력한 체제를 구축하고 있었고요. 고려는 말할 필요도 없었죠!
그 1세기 경 로마와 딱 천 년후의 11세기 경 로마를 비교해봐도.. 이놈의 중세 유럽국가들은 하나같이 인구가 로마시대에 비해 초라한 규모를 가졌는지.. 로마가 자랑하던 하수도나 도로 정비 능력은 어디로 버렸는지 몰락한 것도 안타까워 보였지용..
(중세의 다른 대륙 문명을 소개할 때 꼭 영국의 런던이나 프랑스의 파리랑 비교해서 중세 서유럽을 깎아내리는 풍조도 강했고 말입니다..)
그런데.. 13세기 경, 몽골군이라는 '무적의 군대'가 유라시아를 휩쓸면서 중국, 중앙아시아, 서아시아, 동유럽을 철저하게 파괴시켰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실것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엄청난 피해를 입어서 황룡사 9층 목탑과 같은 고귀한 거대유적지들을 모조리 잃어버리는 참극도 겪죠. 또 그거에 비해서 서유럽과 일본은 가까스로 앞의 네 곳에 비해선 미미하거나 아예 침략을 받지 않았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서유럽 연합군이 바투의 군대에게 박살난 것이나 일본에 잠시 상륙한 여몽연합군이 일본군을 도륙하고 있는 일도 있지만... 솔직히 키예프 공국이나 압바스 왕조의 대파괴에 비하면 약하죠;; 물론 14세기의 흑사병은 예외로 칩시다.
생각해보면.. 일본이나 서유럽은 몽골의 피해를 적게 받거나 아예 받지 않았기 때문에 온건하게 사회를 유지할 수 있었고 십자군 전쟁이나 다른 여러가지 이유로 서아시아나 비잔티움이 지리멸렬해진 상황에서 그들이 남긴 문화와 경제, 기술들이 유입되면서 서쪽의 아메리카 대륙(근세 초기까진 인도로 알았지만;;)으로 가야겠다는 욕망이 뿜어져 나오고 결국 근성으로 배들을 만들어 서쪽 대륙에 안착하여 원주민들을 도륙(...)하며 막대한 자원들을 유럽으로 끌고오면서 산업혁명이 일어날 수 있게 만드는 토대를 만들어주었고 후에 '열강'이 되면서 나름 거대제국을 꾸려 정리하면서 살고 있던 서아시아의 오스만, 남아시아의 무굴, 동아시아의 청나라등을 지근지근 밟아주고 여기에 '서양의 마수에서 운좋게 벗어난' 일본까지 마수를 뻗치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고 보는게 대부분 보편적인 사람들의 관점인 것 같아요;;
따지고 보면 흔히 아랍인들이 "몽골놈들만 아니었으면 우리가 핵무기를 만들고 있었을꺼야!ㅠㅠ"라고 한탄한다지만 이것을 비웃는 사람도 있는 반면에, 안타깝다고 함께 공감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네요. 저도 후자에 가까운 입장을 취하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로마제국이 멸망한 후 수도원에서 노력하는 것 빼곤 모든 면에서 후퇴해버린 유럽에 비해 서아시아의 이슬람 제국들은 최대한 비잔티움과 교류하면서 열심히 살았었던 건 사실이며 러시아의 전신인 키예프 공국 역시 굉장히 합리적인 정치를 지닌 나라로 묘사되는 데 몽골의 지배 이후엔 민중의 목숨을 파리만도 못하게 여기는 철저한 전제군주정으로 돌변해버리는 것도 공통적인 관점이라고 하니깐요.
사람을 비유로 보더라도 살인미수나 강간미수와 같이 끔찍한 고통을 겪은 사람은 사회로부터 버림을 받거나 사회 그 자체를 공포스러운 것으로 여긴채 몸과 마음이 망가져 제대로 생활할 수 없는 트라우마를 겪게 됩니다. 그것을 국가로 확대하면 달라질 수도 있지만 비슷한 것도 없지 않나 생각하니깐요. 바그다드나 키예프, 사마르칸트(티무르가 재건하긴 하지만), 금성, 수사 등.. 자신들이 자랑스러워하거나 오랫동안 역대 왕조를 통해 축적된 모든 건물들이 농축된 도시의 모든 것들이 몽골군에 의해 파괴되고 불타 사라지며 주변의 농토도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망가뜨리니 사람들이 받을 상처감은 얼마나 되었을까요;;
이렇게 상처를 받은 나라들 중에서 나중에는 오스만이나 명나라, 청나라, 무굴제국과 같은 예외사례도 있고 러시아도 결국엔 열강이 되지만 서유럽에 비해선 뭔가 하나씩 부족한 모습을 보였고 19세기 들어선 서구 열강과 비교해볼때는.. 모두 하나같이 맛이간 모습들이었으니깐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서구유럽 열강이 정상이라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확실히 몽골군의 공격을 직접적으로 맞이했던 이들은 몽골과 가까운 존재들이었고 그보다 멀리 있던 서유럽이나 동남아시아, 일본은 그 피해를 적게 받아 상대적으로 국가적 트라우마를 적게 받았고 이것 역시 훗날 역사에 어떤 영향을 끼치진 않았을까? 합니다.
덧글
뭐 조선이 교역이나 물자유통부분에서 임란 전부터 낙후했다지만
그렇지만 중국은 현재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잖아;; 이건 어쩌면...ㄷㄷㄷ;;
몽고군대가 중국이나 중동을 밀어버렸듯이 유럽을 밀어버리진 못했을거라구 생각해요.
유럽인들도 워낙 한 싸움 하는 인간들이라...(?)